국립생물자원관, 겨울철 조류 동시조사 결과 발표
가창오리 최다…기러기류 증가, 오리류 소폭 감소
기후변화 영향, 쇠기러기 최근 10년간 78% 증가
보호 활동 등으로 흑두루미 등 멸종위기종도 늘어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10년간 연평균 130만 마리의 겨울철 물새류가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5년부터 전국 200곳의 습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겨울철 조류 동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물새류는 습지 환경을 대표하는 지표종으로, 개체수 파악이 용이해 장기적으로 종과 개체수 정보가 축적되면 그 지역 환경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원인 분석을 통해 물새류 및 서식지 보호관리 대책을 수립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조사 결과 연간 우리나라를 찾은 겨울철 물새류는 연평균 130만 마리다. 2015년 111만 마리에서 2022년 150만 마리로 증가했다가 2023년 139만 마리, 2024년 130만 마리로 감소했다.
이 중 오리과 조류는 연평균 105만 마리였는데 2015년 90만 마리에서 2022년 120만 마리로 증가한 이후 2023년 110만 마리, 2024년 106만 마리로 줄었다. 전체 겨울철새 중 오리과 조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81%다.
구체적으로는 가창오리가 10년 간 평균 37만3946마리로 가장 많았고 청둥오리 17만2058마리, 쇠기러기 13만4261마리, 흰뺨검둥오리 9만3890마리, 큰기러기 9만1978마리 등이다.
가창오리의 경우 10년 간 개체수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쇠기러기는 78%, 큰기러기는 47% 증가한 반면 청둥오리는 7%, 흰뺨검둥오리는 2% 감소했다.
겨울철 물새류는 주로 농경지와 호수, 저수지, 강에 서식하며, 하천이 많은 우리나라 중서부 지역의 금강호, 동림저수지, 철원평야, 만경강, 임진강 등에서 겨울을 보냈다.
이어 기러기류가 증가하는 데 반해 오리류가 감소한 것에 대해 "오리류가 주로 번식하는 중위도 지역 번식지에 변화가 있고, 서식지 여건이 조금 나빠지는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는데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풀어가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중 흑두루미 개체수는 10년 간 891마리에서 6645마리로 646% 증가했고 노랑부리저어새 236%, 재두루미 234%, 두루미 124%, 큰고니 42.8%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박 부장은 "흑두루미 증가는 겨울철 순천만 월동지에 대한 집중적 보호 활동, 먹이 주기 등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 보호 관리 상태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고 국제적 협력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멸종위기종의 개체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숫자 자체는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현재까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큰 문제점은 발견이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주요 겨울철 물새류의 개체수 변화가 기후변화 등에 영향을 받은 번식지의 서식 환경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의 공동 연구 및 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변화 양상 및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장기적인 물새류의 변화를 조사하는 것은 물새류 월동지로서 우리나라의 습지 환경을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며 "향후 지속적인 조사와 분석을 통해 물새류와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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