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이종섭-고물가'에 정권심판론 확산…대응책 고심

기사등록 2024/03/14 11:47:57 최종수정 2024/03/14 12:39:29

채상병 의혹 이종섭 출국-고물가에 따른 서민 생활고

수도권 '정부 견제론'로 커져…경기 10%p 이상 격차

여 "민주당이 이종섭 도피 프레임, 조사 받겠다" 해명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방문해 총선 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정권 심판론이 재확산되면서다. 수도권 격전지에서 여당 후보들이 야당 후보에 고전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채상병 수사 개입 의혹을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고물가에 따른 서민들의 생활고로 정권 심판론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수도권 민심이반 조짐을 보이면서 여당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대부분에서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 12일 발표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3%였던 반면 '현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2%로 약 10%p(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또 전날 공개된 메타보이스의 여론조사에서 서울 종로 지역구 기준,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33%인 반면 '정부 견제 위해 야당 지지' 응답은 39%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경기 용인갑에선 '정부 지원론'이 31%, '정부 견제론'이 43%로 10%p 이상의 격차를 보였고, 경기 부천을에선 '정부 견제론'이 49%인 반면 '정부 지원론'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지난 2월말까지만 해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보다 높은 지지율이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2월22~23일 조사한 각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이 43.5%, 민주당 39.5%을 기록했다. 이어 같은달 28~29일 진행했던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이 46.7%, 민주당 39.1%로 오차범위(±3.1%P) 밖의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지지율 재역전에는 물가상승률의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10㎏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으로 1년 전(4만1060원)보다 123.3% 올랐다. 지난해 사과 도매가격이 평년(4만1165원)과 비슷했던 것을 감안하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과일·채솟값 고공행진으로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의 부담이 커져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사과·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납품단가 지원과 가격 할인 지원 등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연루로 출국금지 상태였으나 호주 대사로 임명된 뒤 출국금지가 해제돼 호주로 떠났다.

이에 민주당은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비판하며 '이종섭 특검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다가 주호주대사에 임명돼 출국한 이 전 장관과 관련해 대통령실, 법무부, 외교부 등을 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도피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과의 만남에서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수도권 상승 국면을 가다가 정체가 온 걸로 나오고 있는데, 이종섭 전 장관 문제는 사실 민주당이 자꾸 도피 프레임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출국 전 조사를 받았지만 언제든 조사를 요구하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라며 "민주당이 선거 때가 되자 선거 승부에 악용하기 위해 도피했다 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도주라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해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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