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출시 이어 올해 라인업 강화 나설 듯
한종희 "차세대 기술 혁신 기회 증가하고 있어"
마이크로 LED는 명암비가 뛰어나고 선명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시장 판도를 바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하지만 가격이 워낙 비싼 것이 걸림돌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 마이크로 LED 대형 신제품을 출시해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에 따라 76형, 89형, 101형, 114형 등 마이크로 LED 대형 라인업을 갖추고 글로벌 출시를 본격화 했다. 올해에도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위해 마이크로 LED TV로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
◆머리카락보다 가늘다…마이크로 LED, 태동 주목
마이크로 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초소형 LED를 픽셀로 활용하는데,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에 사용되는 LED 소자 크기는 5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머리카락 두께보다도 가늘다. 일반 100형 고해상도 제품에 사용되는 LED(발광다이오드) 소자와 비교해도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다.
마이크로 LED는 백라이트가 없어 테두리 없이 얇고 슬림한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다. 무기물 소재를 소자로 쓰기 때문에, 다른 디스플레이와 달리 번인(영구 잔상) 문제도 없다. 이에 10만 시간 이상 뛰어난 밝기와 화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다.
투명 마이크로 LED도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혁신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공개한 투명 디스플레이 TV는 전 세계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높은 투과율로 유리처럼 안쪽이 비치는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삼성전자는 투명 마이크로 LED의 양산화를 앞당겨 스크린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는 목표다. 또 사이니지와 스마트워치 등 소형 디스플레이에도 마이크로 LED를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다.
◆아직은 시장 전망 안개 속…삼성전자, 성과 거둘지 주목
마이크로 LED의 최대 약점은 비싼 가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출시한 89형 마이크로 LED(MNA89MS1BACXKR) 모델의 국내 출고가는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Neo QLED 8K 신제품 최상위 모델(QND900) 기준 85형 제품(1590만원) 8개, 삼성 올레드 TV 83형(920만원·2023년형) 14개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도 최근 열린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비용이 큰 과제"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다만 제조 공정, 공급망이 점차 성숙해져 TV뿐 아니라 스마트 시계, 새로운 폼팩터를 갖춘 특수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에 여전히 난관이 크지만, 글로벌 TV 시장 18년 연속 1위를 달성한 원동력은 신제품 개발과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라는 점에서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사에서 손태용 DX(디바이스 경험)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마이크로 LED팀장(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하는 등 조직 정비도 단행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올해도 거시 경제 불확실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AI 시대 본격화 등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한 새로운 기회도 증가할 것"이라며 "다양한 신제품, 신사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조기 발굴 위한 조직과 추진 체계를 갖춰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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