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제이 두다 대통령, 투스크 총리와 의회 방문후 바이든 면담
러군 진격 막을 동부전선과 우크라이나의 군사비 증액 요구
"폴란드가 최전선 되면 유럽과 미군도 참전해야 할 것" 압박
안제이 대통령은 특히 현재 결정적 위기의 순간에 놓인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여전히 찬반이 대립하고 있는 워싱턴 정가에서 시급히 의견차를 극복하고 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나토가입 25주년을 맞은 폴란드는 러시아의 군사위협을 우려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군사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라고 안제이 대통령은 전날부터 예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추가 파병, 군사 장비의 신속한 인도, 더 많은 첨단 무기 판매 등의 요청도 포함되었다.
정치적 맞수인 두다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나란히 참석한 것은 그간 두 사람이 공영 언론 개혁, 사법 독립성 보장 등에 대해서는 충돌해왔지만 국방과 관련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폴란드는 유럽을 겨냥한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고 우크라이나의 방어능력이 우려되는 가운데 그 동안 국방력 강화에 집중해왔다.
폴란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4%를 국방비에 지출할 계획인데 이는 나토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나토 회원국은 GDP의 2%를 국방비 지출 목표로 삼고 있지만 상당수가 2%에 미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해에는 120억 달러(약 15조7천억 원) 규모의 아파치 헬기 및 관련 장비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18문을 비롯한 100억 달러(약 14조1천억 원) 규모 무기의 폴란드 판매를 승인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해 2022년 러시아 침략 전쟁 발발 이후 직·간접적 피해에 노출됐으며, 특히 나토의 동부 최전방인 폴란드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게 되면 집단방위 체제인 나토가 전쟁에 직접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날 회담에서 폴란드가 현재 많은 국방비를 쓰고 있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특히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직후부터 수 십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수용해 준 데 대해서 감사의 말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폴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때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말했던 "우리가 함께 서 있을 때에는 지구상의 어떤 군대보다도 더 강력한 동맹이 될 것"이란 말을 인용하면서 "나는 그 때에도 지금도 그 말을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폴란드를 포함한 나토 동맹의 동쪽 지역에 폴란드군과 미군이 나란히 서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튜 밀러 국무부대변인은 "우선 첫 단계로 모든 회원국들이 방위비 2% 지출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우리는 그런 개선의 조짐을 이미 보고 있다"면서 "추가 증액 제안에 관해 논의 하기 전에 우선 그런 첫 단계의 완성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12일 발표에서 최근 국방계약에서 일부 비용의 절감이 확인되었다며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3억달러 (3,943억 5,000만 원)어치의 무기를 긴급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군사 또는 무기 지원을 언급한 것은 지난 해 12월 군사지원 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이후 처음이다.
두다 대통령은 이 날 백악관 방문에 앞서 의회에서 연설하면서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에게 러시아군 진격을 막을 군사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면, 그 때엔 폴란드가 동부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미군과 유럽 군대도 전투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위협했다.
그러면서 " 만약 전쟁이 확대되고 나토회원국들이 공격을 받게 될 경우의 지원금을 생각한다면,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훨씬 저비용이며 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 연설 뒤 기자들에게 의회에서 나토 군사비 증액을 요구했을 때 의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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