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 갤럭시 S24 AI 기능과도 연결
삼성, '스크린 에브리웨어' 전략 추진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이젠 세탁기로 전화를 받고 날씨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곧 갤럭시 S24의 생성형 AI까지 세탁기에 연결됩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제품 브리핑에서 신제품 '비스포크 AI 콤보'를 이렇게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앞세워 인공지능(AI) 가전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AI 기능 확대…'AI가전=삼성' 공식화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에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운영체제)를 탑재,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본적인 기능과 생활 편의 기능을 지원한다.
이 부사장은 "AI 챗봇에 쓰이는 고성능 칩으로 스마트싱스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냉장고와 TV, 현관문까지 콘트롤할 수 있다"며 "빅스비로 음성 제어까지도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세탁기에 "AI맞춤코스 시작해줘"라고 지시할 수 있고, "오늘 날씨 어때" 같은 일상 명령도 내릴 수 있다.
모든 스마트 가전·기기들을 제어해 터치스크린으로 집안일을 하면서 놓치기 쉬운 전화나 문자를 수신하거나, 영상 콘텐츠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와 냉장고, TV 등을 하나로 이어 집안 어디서든 각 제품 기능을 공유하는 '스크린 에브리웨어'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세탁기 등 제품을 올초 공개된 '갤럭시 S24' 시리즈와도 연결시킬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AI를 위한 고성능 칩이 타 제품까지 확산하도록 기술 개발 중"이라며 "곧 갤럭시 S24와 연결돼 세탁기에서 번역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LLM(거대언어모델)도 개발 중인데, 이를 추가로 업데이트해 탑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삼성 세탁기를 활용해 각종 생성형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AI 절약 모드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 흥행을 시작으로 올해 비스포크 제트 AI, 비스포크 제트봇 AI 등 AI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열흘 만에 3000대 이상 팔리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의 AI 기능이 흥행을 주도한 것으로 본다.
◆일체형 최대 열교환기, 구조적 제약 극복
비스포크 AI 콤보는 수건 50장(6㎏)에 해당하는 분량을 일반 건조기 수준으로 건조할 수 있다. 통상 일반 건조기를 쓰는 과정에선 6kg 이내 분량을 건조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수준의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혁신을 위해 기존 건조기 아래 쪽에 있던 히트펌프를 상단에 최적화한 형태로 설계해 배치하고,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하는 등 설계 배치에도 만전을 기했다. 동시에 일반 21㎏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도 적용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기존 제품보다 훨씬 많은 부품을 집약해야 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특허기술인 '터브 일체형 유로(공기 순환)' 구조를 개발해 구조적 제약을 극복했다.
이 부사장은 "콤보 관련 시장은 20~30%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이 신제품으로 국내 건조기 보급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