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비·설비투자는 부진…수출 회복세로 경기 부진 완화"

기사등록 2024/03/10 12:00:00 최종수정 2024/03/10 12:17:29

KDI 3월 경제동향…"건설기성은 일시적 증가"

"세계 지정학적 위험 등 하방압력 여전히 높아"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4.02.21. amin2@newsis.com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최근 우리 경제가 소비와 설비투자 등이 쪼그라들면서 내수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3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둔화가 지속됐으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는 건설기성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와 설비투자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반도체경기 호조에 따른 수출 회복세로 경기 부진 완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2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조업일수가 감소(+2.5일→-1.5일)해 전월(18.0%)보다 증가폭이 둔화한 4.8% 증가를 기록했다.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5.7%)보다 높은 1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으로도 교역 부진이 완화하면서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일평균 기준으로 중국(4.0%→4.8%)이 반도체 회복에 기인해 증가세를 유지했고, 미국(13.8%→17.0%)은 견고한 회복세가 지속됐다.

이 같은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42억9000만 달러)은 전년같은 달(-53억8000만 달러)에 비해 대폭 확대됐다.

1월 전산업 생산은 서비스업이 여전히 부진하지만 광공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일시적 요인으로 건설업생산이 급증하면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6.1%→12.9%)은 반도체(44.1%)와 자동차(13.2%)의 높은 증가세가 유지된 가운데 조업일수 증가의 영향도 반영되면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연초 마무리 공사 등이 집중되면서 건설업생산(-2.2%→17.6%)이 급증했으나 향후 이런 높은 증가율은 조정될 전망이다.

제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6.6%→13.7%)이 확대됐고, 출하(4.2%→9.6%)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서비스업생산이 미약한 증가세에 그치고 소매판매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내수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더라도 비제조업의 업황 심리지수는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제조업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한편 내수 경기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높은 대출 연체율과 농산물 등 일부 품목의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는 점을 짚었다.

소비는 금리에 민감한 승용차(-16.2%) 등 상품소비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소비도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미약한 증가세에 그쳤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시내 음식점 모습. 2024.02.07. yesphoto@newsis.com

2월 소비자심리지수(101.9)는 기준치(100) 부근에서 등락하면서 전달(101.6)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1월 설비투자(-5.8%→4.1%)는 지난해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확대 등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감소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1월 건설기성(불변)은 조업일수가 늘고 공사 마무리 작업이 집중되면서 17.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53.6%)는 큰 폭으로 쪼그라들어 향후 건설투자가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1월 취업자 수는 사회서비스업 임시직을 중심으로 전월(28만5000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돼 전년보다 38만명 늘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변동성이 높은 농산물과 석유류의 영향으로 전월(2.8%)보다 높은 3.1%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조적인 물가의 둔화 흐름은 유지했다.

세계경제는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다소 완화됐지만 지정학적 위험 등 경기 하방압력은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KDI는 "세계경제는 유로존의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양호한 성장세가 유지됨에 따라 경기 하강 우려가 완화됐다"며 "중동 정세 불안과 고금리 여파로 경기 하방압력이 높은 상황이나 주요 기관들은 미국경제의 성장 지속을 반영해 2024년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세종시에 위치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전경. (사진=K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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