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로 해달라" 정동영, 선거법 위반일까…"적용어렵다"

기사등록 2024/03/09 14:01:00 최종수정 2024/03/09 14:05:15

정동영 '여론조사 거짓응답 유도 의혹'

선거법 위반 여부 법조계 어떻게 볼까

출마선언 시점 아냐…선호도조사 성격

기자회견 음해발언 허위사실공표 가능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정동영 전북 전주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장에서 대통령 전북 방문 관련과 관련한 이율배반적 행태를 지적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01.19. pmkeul@nwsis.com
[전주=뉴시스]최정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주병 당내 경선을 벌이는 정동영 예비후보의 '여론조사 거짓 응답 유도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경찰에 피고발됐다.

정 예비후보는 "해당 여론조사는 공직선거법에 접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법조계의 해석은 어떨까.

9일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 언론사 여론조사를 앞두고 선거구민 2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20대들은 죽으라고 (여론조사) 전화를 안 받는다. 받아도 여론조사라고 하면 끊어버린다. 여러분이 20대를 좀 해주십사'라고 말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그는 전북특별자치도회 기자회견장에서 이 같은 사실 여부를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음해'라고 발언을 부인했지만 녹취록 등이 공개되자 "농담성 발언이었는데 진중치 못한 처신이었음을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공직선거법 108조(여론조사의 결과공표금지 등)는 여론조사의 처벌규정을 담고 있다. 108조 11항 1조는 '당내경선을 위한 여론조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다수의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 등을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지시·권유·유도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는 여론조사의 성격과 발언당사자의 신분을 볼 때 해당 법조항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당시 정 예비후보가 예비후보 신분도 아니고 출마선언을 한 시점이 아닌 점, 이런 상황에서 당시의 언론사 여론조사는 '출마예상자의 선호도 조사'의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형윤 한아름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해당 조항은 여론조사의 성격상 선호도 조사로 봐야하고 당내 경선이 결정되지도 않아 법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춘 법무법인 금양 대표변호사도 "당시 발언의 상황을 보면 어떤 행위를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고 구체적 지사나 권유보다는 집중도를 높이고 호감을 사기 위해 하는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보인다"며 "선거방법 또는 여론조사를 왜곡시키려는 의도로 보기 어려워 해당 조항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조계는 정 예비후보 기자회견에서의 '음해'라는 발언은 '허위사실공표죄'에 접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 대표변호사는 "당시 상황으로 보면 경선이 결정된 이후 발생한 발언이 사실이 아닐 경우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허위사실공표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가 적용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변호사도 "허위사실공표를 적용하기 위해선 당시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 같다"며 "정 예비후보의 지적수준과 이후 발언에 대해 인정을 한 것 등의 상황을 보면 어느정도 당시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허위사실공표 적용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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