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원까지 쪼개는 효성그룹…장남·삼남 계열분리 방향은?

기사등록 2024/03/07 11:28:51
[사진=뉴시스] 효성그룹 지주사 분할 후 지배구조. (사진=효성그룹 제공) 2024.03.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효성그룹이 그룹 지주회사를 인적분할하며 사실상 계열분리 수순에 들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그룹을 쪼개 각자 독립경영을 이어가고, 이후 적절한 시점에 지분 맞교환이나 매각을 통해 지분정리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오는 7월1일 지주사인 ㈜효성을 존속법인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가칭)로 인적분할한다. 분할비율은 ㈜효성 0.82 대 ㈜효성신설지주 0.18이다.

조현준 회장이 경영을 맡을 존속 지주회사에는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효성ITX 등 효성그룹의 기존 주력 사업회사가 남는다. 신설 지주회사에는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비나물류법인 등 6개사가 포함된다.
 
여기에 이미 조현상 부회장이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포함하면 신설 지주회사의 매출 규모는 7조원대, 글로벌 거점은 90여곳에 이른다.

◆중공업 주력으로 하는 조현준 회장
조현준 회장은 효성그룹의 주력 사업인 중공업 부문을 중심으로 경영을 이어간다.

인조섬유인 스판덱스 세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효성티앤씨와 중공업 및 건설 사업을 맡는 효성중공업, 폴리프로필렌(PP)과 고순도테레프탄산(TPA) 등 화학 사업을 하는 효성화학까지 존속 지주회사에 남는다.

이 존속 지주회사에 속한 주요 계열사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15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는 신설 지주회사 예상 매출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은 존속 지주회사를 이끌며 주요 자회사의 핵심 사업 혁신과 성장잠재력 극대화,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 신성장 동력 육성을 통해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룹의 뿌리사업 잇는 신설 지주회사
이에 반해 조현상 부회장이 경영할 신설 지주회사의 주력 계열사는 효성첨단소재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분야에서 세계 1위, 탄소섬유 분야에서 세계 2위에 올라 있는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이다.

효성그룹이 1967년 동양나이론을 통해 울산에 타이어코드 공장을 완공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그룹의 뿌리산업을 가져오게 된 셈이다.

다만 최근 효성첨단소재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효성첨단소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2년 8.2%에서 지난해 5.4%로 떨어졌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타이어코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신성장 동력 육성이 시급하다.

신설 지주회사는 소재 사업 외에도 정보기술(IT) 회사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을 통해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같은 신사업도 개척한다. 또 국내외 SCM(공급망 관리) 솔루션 관련 법인을 통해 글로벌 SCM 솔루션 사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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