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떨어진 지 한 달 만에 3%대 재진입
작황 부진·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끌어올려
정부, 상반기 3% 안팎 관측…하반기 2%대 예상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지난달 과일 가격이 1년 전보다 40% 넘게 오르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반영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물가는 3%대 안팎이 예상된다. 이로써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질 전망이다.
7일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1% 올랐다. 지난해 12월(3.2%) 이후 1월(2.8%)에 2%대로 떨어졌다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상승했다.
특히 기상 여건 악화로 인한 작황이 부진하면서 농산물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농산물이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한 정도는 0.80%포인트(p)로 전월보다 0.21%p 증가했다.
채소류를 포함한 농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20.9% 올랐다. 이는 2011년 1월 24.0% 오른 후 13년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아몬드를 제외한 과일류인 신선과실은 32년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면서 41.2% 상승했다.
농산물 품목별로 보면 사과(71.0%), 귤(78.1%), 배(61.1%), 토마토(56.3%), 파(50.1%), 딸기(23.3%) 등에서 상승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2월은 올해와 달리 작황이 좋아 과일값이 낮았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과일은 특히 수확 기간이 정해져 있어 가격이 내려가기는 당부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자발적 원유 감산을 2분기까지 연장하고,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석유류가 전체 물가에 기여한 정도도 지난 1월(-0.21%p)보다 0.15%p 늘어난 -0.06%p로 집계됐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보다 1.5% 하락했는데, 하락 폭은 전월(-5.0%)보다 줄었다.
반면 가공식품(1.9%)과 외식(3.8%)의 경우, 물가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각각 31개월, 2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장기적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2.6% 상승해 전월(2.5%)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재부는 최근 물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확대 및 물가 불안 품목에 대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최근의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원을 투입해 국민의 먹거리 체감 가격을 최대 40~50% 인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다. 최상목 부총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올해 물가는 상반기에는 3% 위아래로 가다가 하반기에는 2%대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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