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시장에서 명품 유아복 거래량 증가
아이 한명을 위한 '텐포켓' 소비 트렌드
[서울=뉴시스]남민주 인턴 기자 = 자녀에게 명품 유아복을 입히는 부모들이 해마다 늘고있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키즈 명품 수요가 커지면서 명품, 프리미엄급 유아용품 브랜드들이 백화점 매출 효자가 됐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곳의 지난해 수입·명품 아동복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저하로 지난해 패션업계는 역성장을 기록하며 고된 한 해를 보냈지만, 수입·명품 유아용품 시장의 사정만은 달랐던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펜디, 지방시 등 명품 유아복 브랜드는 전년 대비 10%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가의 명품에 부담을 느끼던 부모들이 점차 늘어나며 중고시장에서의 명품 유아복 거래량도 증가추세를 보였다.
25일 중고 사이트 '중고나라'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영국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 키즈'를 검색한 결과 총 485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어린이들이 입을 수 있는 패딩이나 니트 등을 판매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284건의 글이 올라왔지만 1년여 만에 200여개나 증가했다. 명품에 대한 소비와 관심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출산 기조와 불황 속에서도 명품 명품 유아복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에는 소비 경향 변화가 꼽힌다.
"한 명만 낳아 잘 기르자"는 인식의 확대로 적게 낳은 만큼 더 많은 관심을 주며 과감히 지갑을 여는 부모가 많아졌다. 한 명의 아이에게 열 개의 지갑이 있다는 '텐포켓' 소비 트렌드도 등장했다. 조부모, 이모, 고모, 삼촌 등이 자라나는 아이 한명을 위해 소비하는 트렌드다.
명품 제품을 착용한 유아들이 많아져 "내 자식만 갖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지갑을 연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최근 방송인 이지혜는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놀이터를 가보니 내 딸 빼고 다 명품 패딩을 입고 있더라"며 "명품 사줄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중고거래 앱을 열게 됐다"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자녀에게 명품을 사주면서 과시 욕구를 드러내려는 부모들이 자칫 아이의 과시욕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고, 아이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면서 아동 개개인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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