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 간호학부 졸업생 강범련 씨, 60대 혈액암 환자에 기증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간호사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 시점에 사회에 보탬이 되는 작은 일 하나를 할 수 있게 돼 뿌듯합니다."
울산과학대학교 간호학부 졸업생인 강범련(24) 씨가 29일 생면부지의 60대 남성 혈액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며 이 같이 말했다.
강씨는 오는 3월 간호사로서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그의 조혈모세포 기증은 모교에서 시작됐다. 울산과학대는 간호학부 주관으로 2021년부터 매년 대학 안에서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주최하는 ‘조혈모세포 희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강씨도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
강씨는 지난해 11월 16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는 60대 남성 혈액암 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와 기증자의 HLA가 일치해야 하는데 일치 확률이 부모와는 5% 이내, 형제자매간에는 25% 이내이며, 타인과는 5만 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일치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강범련 씨는 HLA 일치 통보 이후 1월 31일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소속의 코디네이터를 만나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건강검진과 세부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일치율이 99%로 나타나서 이식 적합자로 최종 결정됐다.
이어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집 인근의 내과에서 3차 백혈구 촉진제를 맞았고, 이때부터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식단 관리에도 힘썼다. 이달 27일에는 울산대학교병원에 입원해 4차 백혈구 촉진제를 맞고 피검사를 받았으며, 28일에 조혈모세포 채집(기증)을 진행한 후 29일 퇴원했다. 보통 조혈모세포 채집은 헌혈하듯이 이뤄지며 한 번에 4~5시간이 소요된다. 그 시간에는 식사를 못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도 가지 못한다.
강씨는 “처음에 일치 통보를 받았을 때는 5만 명 중에 1명이 나라고 생각하니 어리둥절하면서 조금 긴장되고, 걱정도 했다. 부모님께서는 아픈 사람을 도울 수 있으니 흔쾌히 기증하라고 지지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월 졸업하고, 3월 4일부터 울산시티병원에 입사하게 됐는데 간호사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 시점에 사회에 보탬이 되는 작은 일 하나를 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며 "나로 인해 한 생명이 또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동스럽고, 병원에 취업해서도 좋은 간호사가 돼 환자들에게 생명의 빛이 되고 싶다"라고 기증 소감을 밝혔다.
한편 울산과학대는 이 행사를 통해 2021년 127명, 2022년 250명, 2023년 300명의 재학생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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