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성과급이 왜 노사갈등 불렀나…현대차그룹에 무슨 일?

기사등록 2024/02/27 17:34:26 최종수정 2024/02/27 19:35:39

정의선 회장 2021년 직원에 "공정한 분배" 약속

이후 특별성과급 도입했지만 계열사 차별 논란

일부 계열사 노조 사장실 점거 후 농성 하기도

올해부터 특별성과급 전환, 임단협 포함하기로

현대차 노조 등 강력 반발…다음 달 특근 거부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지난 2022년 8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차별철폐 결의대회'에서 얼음깨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2.08.2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기존에 썼던 보상 방식이 전체 직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올해 안에 성과와 보상에 대한 일대 변화가 있을 겁니다."

지난 2021년 3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서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성과에 따른 공정한 분배를 요구하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후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교섭을 통해 정하던 성과급과 별개로 연초에 지급하는 '특별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전년도에 성과를 냈다면 그 만큼 보상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2022년 400만원, 2023년 400만원+주식 10주(기아는 24주)를 각각 전 직원에게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보상이었다.

문제는 실적이 좋지 못한 계열사다. 철강부터 부품,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돼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특별성과급을 요구했다. "완성차 업체의 실적 성장에 계열사가 기여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이유다.

일부 계열사 노조는 실제로 행동에 나섰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해 초 현대차보다 특별성과급이 100만원 적다는 이유로 본사 로비와 사장실을 점거했으며, 2022년에는 현대제철 일부 노조원들이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며 사장실과 공장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특별성과급이 취지와 달리 계열사 차별 등의 논란으로 이어지자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연초에 특별성과급을 주는 것을 없애고, 하반기 임단협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특별성과급을 별도로 주는 것이 아니라 '총 보상' 관점에서 성과급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교섭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 직원들이 성과 보상을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노조는 성과급 제도 전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3사 노조는 다음 달 1~10일 특근을 거부하고, 이후 항의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