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건강을 위협한다?…'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

기사등록 2024/02/21 01:00:00
[서울=뉴시스]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사진=부키 제공) 2024.02.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우리가 입는 옷의 라벨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부키)는 우리가 매일 입는 옷에 숨은 유해성을 파헤친 책이다. 옷의 라벨에는 면 50%, 폴리에스테르 50% 등의 성분이 표기돼 있지만 표기되지 않은 50가지의 화학물질과 암과 불임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고 저자인 올든 워커는 말한다.

옷에 사용되는 산업용 화학물질은 그 성분 표시조차 안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옷을 만드는 제조업체나 판매하는 브랜드조차 제대로 모른다. 화학 회사가 이를 일종의 영업 비밀로 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섬유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위험 요소다. 사용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림질이 필요 없는 바지에 함유된 포름알데히드, 염색된 셔츠에 든 아민 성분 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독성 성분을 방출할 수 있다.

특히 옷은 소비자가 섭취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에도 빈틈이 많다. 미국에는 관련 규제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화학물질 사용에 상대적으로 엄격한 EU에서조차 규정을 무시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다만, 듀크대학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옷에서 방출된 아민 성분은 집 안에 먼지로 축적된다. 아민은 암을 유발하고 인간 세포에 유전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유해 물질이다.

위커는 이처럼 우리가 간과하는 패션의 유해성을 알리기 위해 피해자들을 수소문하고, 과학자와 의사와 업계 전문가들을 만나고, 직접 구매한 제품들의 성분을 테스트해 집필에 나섰다. 그는 "옷 때문에 누군가의 삶이 망가진 무서운 이야기"를 전하면서 일상 속 화학물질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응하지 않으면 "패스트패션으로 지구가 망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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