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이민자간 충돌…전쟁터 된 네덜란드 거리(영상)

기사등록 2024/02/20 06:00:00 최종수정 2024/02/20 06:05:51

차량 불태우고 경찰도 공격…경찰, 최루탄 쏘며 진압

에리트레아, 30년 넘게 독재…난민·정부 지지자 충돌 이어져

[서울=뉴시스] 현성용 기자 = 네덜란드 서부 헤이그(Hague)에서 아프리카 에리트레아(Eritrea) 출신 이민자 간 충돌이 벌어졌다. 격화된 충돌은 폭동으로 번졌고, 폭도들이 차량에 불을 지르고 출동한 경찰까지 공격하면서 거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폭동은 전날 밤 일어났다. 에리트레아 정부를 지지하는 이민자들이 회의 중인 장소를 에리트레아 정부를 반대하는 이민자들이 습격하면서 싸움이 시작됐다.

두 집단 간 패싸움은 폭동으로 발전했다.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엔 유리창이 깨지는 등 파괴된 건물과 불타고 있는 차량들의 모습이 담겼다. 폭도들이 출동한 경찰차에도 돌을 던지고 공격하는 영상도 있었다. 불붙은 경찰차도 찍혔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폭동을 진압했다. 소방관들이 곳곳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장면도 잡혔다. 간신히 폭동이 진압되고 화재가 진화됐지만, 불탄 차량들이 널린 거리는 한바탕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듯 처참한 광경이었다.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6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고, 13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프리카 홍해 연안 국가인 에리트레아는 1993년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한 이후 30년이 넘도록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Isaias Afwerki) 대통령이 독재를 이어오고 있다. 자유와 인권을 짓밟으며 가혹한 통치를 자행하는 가운데,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외국 언론의 접근도 차단해 북한 못지않게 국제사회와 단절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학정을 견디지 못한 많은 에리트레아 국민들이 국외로 탈출했다. 이렇게 에리트레아를 벗어나 외국에 체류 중인 난민이 수십만명 이상으로 에리트레아 인구의 1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 서부 헤이그(Hague)에서 아프리카 에리트레아(Eritrea) 출신 이민자 간 충돌이 벌어졌다. 격화된 충돌은 폭동으로 번졌고, 폭도들이 차량에 불을 지르고 출동한 경찰까지 공격하면서 거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출처 : @EmekaGift100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리고 유럽 등 각국에서 에리트레아 난민과 정부를 지지하는 이민자들 간의 충돌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에리트레아 문화 축제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져 경찰관 등 수십명이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앞서 같은 해 7월엔 독일 기센에서 개최된 에리트레아 축제에서도 충돌이 일어나 경찰관 최소 22명이 다쳤었다. 역시 지난해 9월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양측간 싸움이 붙어 경찰관 등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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