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NRA 곧 회의…원안위 "결과 통보 기다려"
재발방지 촉구…"적극적인 요구 자세 필요"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핵종이 걸러지지 않은 오염수가 도쿄전력의 실수로 누출된 건과 관련,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장기적으로 닥칠 위험마저 고려해 '사후 모니터링', '일본의 통보' 등에만 의존하는 태도를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원안위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NRA)는 이르면 이날 도쿄전력의 유출 관련 보고받은 안건을 토대로 회의에 돌입한다.
원안위는 NRA에서 회의 이후 결과를 통보 받으면 이를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언제쯤 어떻게 통보해 줄 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원안위는 도쿄전력에서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를 거치지 않은 오염수 약 5.5t(톤)이 실수로 누출된 사건을 발생 9시간이 지나서야 파악한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이와 관련 원안위는 "NRA에서 우리 측에 즉각 보고할 사안이 아니다 보니 외교부를 통해 전달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며 "해양에 직접 방류된 건이 아님에도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며 이후 국내 해역 모니터링을 강화했는데, 지금까지 (안전에 위협을 미칠) 유의미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 등도 도쿄전력의 이번 사건이 직접적으로 해양에 방출된 건이 아닌 만큼 국내에 미칠 위험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 발표한 자체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출된 오염수는 기존에 예상했던 5만5000t(톤)보다 적은 1만5000t인데다, 일본 내부로 유출된 것이고, 그마저도 노출된 토양을 바로 걷어냈다는 점에서다.
다만 앞으로 같은 사고가 반복되거나 그 규모가 다량일 경우, 중장기적으로 우리 해역에 미칠 영향까지 염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양에 흡수된 오염수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원안위 등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보고에만 의존하거나 '사후 모니터링' 강화 등 수동적인 자세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원안위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등과 관련해 일 NRA에서 즉각 통보받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자체적으로는 국내 해역으로 유입되는 방사능 농도를 실시간 체크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 정보를 공유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일본 내 누출된 건은 일본에서 통보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보니, 사고가 발생하면 일 NRA측의 보고를 기다리거나 국내 해역을 모니터링하는 정도의 수동적인 대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원안위 관계자는 "일본 밖이 아닌 내부에 유출된 건까지 일본 정부에서 우리 측에 통보해야 할 의무가 없다보니 원안위에 직접 통보할 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다만 앞으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좀 더 빠르게 알려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국희 원안위원장은 지난 15일 오찬 간담회에서 취재진에게 "도쿄전력에서 사건 발생을 인지한 뒤 즉각 NRA에 경위와 현재 상황, 향후 조치 등을 질의하며 확인해왔다"며 "이번 사안도 NRA에서 조사 중이란 답변을 받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이번에 유출된 것은 소량인데다 즉시 대처한 만큼 국내에 닿을 때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50~100년 뒤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번 일본에서 통보할 의무가 없다거나, 그렇기에 통보해 줄 때까지 기다린다는 식의 대처로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며 "모니터링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 일본을 대변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도록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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