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KBS '세월호 10주년' 방송 무산 "내부검열에 절망 느껴"

기사등록 2024/02/16 16:20:39 최종수정 2024/02/16 17:03:29

"사회적 참사 다룬 다큐멘터리, 총선과 무슨 상관인가"

박주민 "분노 넘어 비참한 마음까지 들어"

홍영표 "윤 대통령 대담 방송 부터 반성해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단체원들이 세월호참사 국가 책임 인정과 사과 및 진상규명 추가조치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하고 있다. 2024.02.0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6일 KBS가 오는 4월 방영을 목표로 제작 중이던 세월호 10주년 다큐멘터리를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방송 일정을 변경한 것을 강하게 질타했다.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사회적 참사를 다루는 것이 총선과 무슨 상관이냐"며 "결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침묵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부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를 대변하는 정권 홍보 방송이 된 것도 모자라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가리기 위해 내부 검열마저 서슴지 않는 KBS의 모습에 절망을 느낀다"며 "박민 사장은 KBS를 나락으로 밀어 넣으려는 위험천만한 폭주를 멈추고 사퇴하라"고 밝혔다.

'세월호 변호사' 출신인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영방송 KBS가 어디까지 망가져야 하느냐. 분노를 넘어 비참한 마음까지 든다"고 밝혔다.

박 수석부대표는 "방송 예정일은 4월 18일이었고 4월 10일에 치러지는 총선이 일주일도 더 지난 시점"이라며 "이미 치러진 선거에 해당 방송이 어떻게 낙선, 당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느냐, 주장이 말이 안 되니 해명도 엉터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KBS 세월호 참사 다큐 방영 불방 사태는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자행되는 KBS 사측의 일방적인 편성 삭제 등 수많은 위법행위들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영표 의원은 "총선을 빌미로 세월호 참사 추모 분위기를 지워버리고 침묵을 강요하려는 것 아니냐"며 "참으로 졸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다큐 불방 통보는 윤석열 정권에 장악돼 처참하게 망가지고 있는 KBS의 실상을 보여준다"며 "총선 개입이 걱정이었다면 얼마 전 KBS가 방영한 '대통령 대담'부터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도 "윤석열 검찰 독재의 언론 통제가 극에 달한다. KBS에서 세월호 10주기 다큐조차 방영할 수 없게 됐다"고 가세했다. 민 의원은 "공영방송을 아예 못 쓰게 만들어 대통령 홍보 채널로만 활용할 속셈"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심판하고 응징하는 것 외엔 답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KBS '다큐인사이트' 제작진은 KBS PD협회 회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세월호 10주기 방송-바람과 함께 살아낼게'(가제) 다큐멘터리에 대해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방송 시기를 미루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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