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재완 한은진 조성하 김경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현역 의원들에 대해 컷오프(공천 배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재명 대표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다수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 심사 기준이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사무부총장 등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기동민·노웅래·이수진(비례) 의원 등 일부 현역들에 대해 컷오프 여부를 검토했다.

노 의원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 의원과 이 의원은 '라임 뇌물 수수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당 지도부는 단순 비리 재판인지, 검찰 정치 기소인지 등 재판 성격을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표도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위증교사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이번 컷오프 논의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된 노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검찰 핍박에 혼자 싸울 게 아니라 정치탄압을 받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이 함께 싸우도록 이 대표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이 대표와 (공천 심사) 기준이 같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현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여권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해 공천 형평성을 문제삼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이끄는 당이고 이 대표가 출마하는데 (노 의원이) 자기가 안 나가겠다 이런 생각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비꼬며 "모든 문제는 이 대표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아무리 뻔뻔해도 자기는 억울한 기소고, 노 의원의 기소는 수긍할 만하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일침했다.

구자룡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이 대표가 현역 컷오프를 논의한 것을 두고 "누가 누구를 자르나. 그 정도 자르면 본인 방탄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은데 부모 자식 간에도 권력은 나눌 수 없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방탄은 나눌 수 없다는 상황은 정말 처음 본다"라며 "국민 눈높이에 따라서 공천이 이뤄진다면 순리에 따른 공천은 가장 비리 혐의가 많고 재판받는 이 대표가 컷오프되고 그 기준 따라서 방금 논의됐던 다른 의원들이 적용받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천 심사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 중인 가운데 이날 전략공천 심사 결과를 처음 공개한다. 현역 컷오프 확정 명단은 내주 본격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이날 오전 3차 경선 지역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 컷오프 논의를 묻는 질문에 "현재 논의하진 않고 있다"며 "지금 순서대로 논의 중이라고 봐달라"며 말을 아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nder@newsis.com, gold@newsis.com, create@newsis.com, knockro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