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가입, 일주일새 400여명 증가
일부 직원들, '성과급 지급률'에 불만 제기
지난해는 특별 케이스, 참고 견뎌야 한다는 주장도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1만759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일 1만7203명이었지만 설 연휴를 포함한 일주일 새 400여명이 더 늘었다. 아직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명 중 노조 가입이 14.6%에 그치지만 세 확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처럼 노조원이 늘어난 배경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성과급 지급률에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앞서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연봉의 0%로 책정했다. 상·하반기 각각 지급하는 목표달성장려금(TAI)도 DS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평균 월 기본급의 12.5% 지급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5%)의 절반 수준이다. 파운드리와 시스팀LSI 사업부는 그마저도 직원들의 TAI를 0%로 책정했다.
통상 DS부문 직원들은 매년 최대치 성과급인 연봉의 50%를 OPI로 받았다. 지난해 초에도 50% OPI가 직원들에게 지급됐다. TAI의 경우, 지난 2022년 상반기 최대치인 100%를, 하반기에는 50%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연봉의 50%를 넘는 성과급을 받다가, 지난해 말 0% 성과급을 통보 받은 점이 직원들의 불만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DS부문의 영업적자가 1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전 같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수 년간 반도체 흑자 상황에서는 빠짐없이 성과급을 지급해왔기 때문에 지난 한 해 대규모 적자는 예외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또 한편으로 임원들 성과급 제도가 직원들 성과급 제도와 다른 점도 삼성전자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3년 간 경영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장기성과 인센티브(LTI, 롱텀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대표 성과급 제도인 목표달성장려금(TAI) 및 초과이익성과급(OPI)과는 별도로 임원들을 대상으로 지급된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임원 대상의 LTI 지급액은 2592억4100만원이었다. LTI 지급액을 연간으로 보면 2021년 2086억원, 2022년 255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LTI를 지급하기 위해 쌓아둔 충당금은 3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임원들의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1인 기준으로 1억~2억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임원들의 3년 간 성과를 평가해 첫 해에 50%, 두번째와 세번째 해에 각각 25%씩 나눠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2022년 성과를 산정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0% 분의 LTI를 임원들에게 이미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들이 좀 더 중장기 비전을 세워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기 위해 3년 분할 지급하는 셈이다.
이에 DS부문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직원들은 내부 게시판 등에 "지난해 DS부문에서 15조의 적자가 났는데도 임원들은 LTI를 통해 수천억원을 가져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직원들은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등의 게시글을 올렸다.
최근 경계현 사장이 임원들의 연봉 동결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직원들은 "이미 LTI로 임원들은 억 단위의 성과급을 가져간 점을 감안하면 진정성이 없다"는 불만을 표하고 있다.
사측이 시설·기술 투자에만 집중할 뿐 구성원에 대한 투자는 없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지급 방식 전환을 사측에 어떻게 요구하느냐도 주목거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임원들의 성과급과 일반 직원 성과급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임원들의 업무상 책임은 직원보다 훨씬 큰 데다 계약직으로 고용도 불안한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LTI 성과급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연도 임원 LTI는 실적이 좋았던 지난 2020~2022년 성과를 평가한 뒤 지급하는 것이어서 지난해 적자와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주장도 들린다.
이미 지난달 삼성전자 임원들이 '연봉 동결' 등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함께 극복하기로 결정한 것도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선 직원들이 성과급 0%에 대한 반발 심리로 노조에 가입했지만, 노조 활동 자체에는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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