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간 피부과 진료 과목 선택 최다
고가 외산 장비로는 가격 경쟁력 못 갖춰
미용 시술 경쟁이 국산 의료기 수요 견인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신제품을 출시만 하면 피부미용 시술을 간판으로 내건 네트워크 병원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기를 사들입니다. 또 피부미용을 다루는 일반 의원 또는 클리닉에서도 주문이 많습니다."
15일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계가 지난 한 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배경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밝혔다.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은 사상 최대 실적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원텍은 지난 한 해 잠정 매출이 전년 대비 45.2% 증가한 약 1184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약 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1% 늘어난 규모다.
클래시스는 지난 한 해 연결 기준 매출액 18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27%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89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후발주자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최근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내년에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이피알은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패션브랜드 널디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사업자의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신규 사업자가 등장하는 이유는 국내외에서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에서 매출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클래시스는 지난 해 매출 가운데 약 1000억원이 해외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텍은 매출의 절반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드라마, K팝 등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K뷰티로 관심사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
국내 매출 역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과거에는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산 브랜드의 강세로 국산 제품의 수요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피부미용 의료기기 성능의 상향평준화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산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게 됐다.
또 전문의 대신 비급여 인기 과목을 중심으로 피부과 진료과목을 택하는 일반의 개원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일반의 신규 개설 일반의원 진료과목 신고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피부과가 21.9%(843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과 10.8%(415건), 성형외과 10.7%(415건), 가정의학과 10.7%(414건) 순이었다.
결국 피부 미용을 다루는 일반의 개원이 급격히 늘고, 그 사이에서 비급여 과목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을 하다보니 국산 제품으로 수요가 쏠리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피부과나 피부 시술을 하는 동네 의원을 가면 식당처럼 책자로 된 가격표를 제공한다"라며 "다른 의원이나 클릭보다 저렴한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통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고가의 독일산 제품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피부미용 시술 시장과 외산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맞물려 국내 매출 증가를 이끌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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