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인이 수업을 진행하던 강의실에 무단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언론 더탐사 전 대표 강진구(57)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김선숙 판사는 14일 오후 방실침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당시 세종대 연습 장소 이용과 관련해 다른 학생들의 민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피고인이 제보받았고, 문자메시지 등의 취재에 응하지 않는 송현옥 교수를 만나기 위해 강의실을 찾아갈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와 피고인이 촬영한 영상 등으로 확인되는 사실관계에 비춰보면 강의실 건물 복도는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기자임을 밝히고 강의실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강의실 출입 방법이나 강의실 내 사람들 취재 과정을 종합할 때 방실침입죄 성립이나 위법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씨는 선고 뒤 기자들과 만나 "송 교수의 강의실을 방문하게 됐던 것은 제자들에 대한 갑질 제보를 받고 벌였던 정당한 취재 활동이기 때문에 불편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주거침입으로 단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판부가 명확하게 확인해 줬다"고 환영했다.

그는 "민주 사회가 지탱되는 데 있어서 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감시가 매우 중요하고 불편한 진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기자들이 권력에 대해 성역 없는 비판과 감시 활동을 벌여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씨는 2022년 5월26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오 시장 배우자인 송현옥 영화에술학과 교수가 강의하던 교실에 몰래 들어가 녹음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강씨는 송 교수가 학생을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과 딸 오모씨가 송 교수의 영향력으로 공연에 캐스팅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취재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강씨에 관해 "일반 공중에게 개방돼 있지 않은 강의실에서 녹음 장치를 몰래 소지하고 들어간 것으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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