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항공사 탄생 임박…조원태 회장, 위기관리 능력 재조명

기사등록 2024/02/13 20:09:50 최종수정 2024/02/13 21:13:29

아시아나 인수로 산은 우군으로 끌어들여 경영권 방어

코로나19로 하늘길 막히자 화물사업 내세워 위기 극복

EU기업결합 승인위해 아시아나 화물매각 승부수 던져

[서울=뉴시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합병 승인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유력시 되는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 능력이 재조명 받고 있다.

2019년 회장에 선임된 이후 총수 일가에 대한 싸늘한 여론과 경영권 분쟁,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톱10 항공사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은 2019년 4월 부친인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한 뒤 누나인 조승연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공세로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이때 조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한진칼 지분이 5.78%에 불과했지만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을 우군으로 만들어 82.84% 찬성률로 한진칼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같은 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침을 발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후 4년째로 접어든 올해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13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며 이제 아시아나 인수 가능성은 현실로 다가올 조짐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 막히자 화물사업 내세워 위기 극복
조 회장은 코로나19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당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화물사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수익성 회복을 직접 지휘했다.

해상 운송이 적체돼 화물 운송 수요가 높자 운휴 중인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다는 발상의 전환 카드를 꺼내들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대한항공은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을 실어 날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한항공은 2021년 별도기준 전년대비 18.21% 늘어난 매출 8조7534억원, 514% 증가한 영업이익 1조4644억원을 올렸다. 2022년엔 매출 13조4127억원(+53.23%), 영업이익 2조8836억원(96.91%)의 실적을 달성했다.

조 회장은 여객·화물과 경영전략·기획 등에서 17년 동안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한항공은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올해의 화물 항공사'를 수상하기도 했다.

◆EU 기업결합 승인위해 아시아나 화물매각 승부수 던져
EU의 합병 승인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부문을 매각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도 조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해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 위축과 유럽 전역-한국간 화물 운송 서비스 경쟁 위축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이며 양사 기업 결합 승인을 차일 피일 미뤘다.

지난해 8월 이전에 EC의 승인을 얻어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EC가 유럽과 한국 간 주요 여객·화물 노선에 대한 경쟁제한 완화 시정 조치를 요구하자 일각에선 기업 결합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처럼 불리하게 돌아가자 조 회장은 EC에 노선 반납과 슬롯 양도, 선통합 후 화물 매각 같은 승부수를 또 한번 던졌다. 이에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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