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 선임 책임에도 '묵묵부답' 일관
작년 발표문 "국민들 눈높이와 요구 맞추겠다"
지난해 승부조작 사면 사태 당시 임원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이력이 있는 정 회장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 실패는 물론 불성실한 업무 태도와 인터뷰 때 설화 등으로 경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아시안컵 후 귀국했다가 대회 평가도 없이 이틀만에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날아가면서 그를 향한 비난 수위는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불똥은 정 회장에게 튀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영입을 주도하면서 절차를 투명하게 밟지 않았다는 의혹에 휘말려 있다.
이에 따라 축구팬들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정 회장 퇴진을 동시에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아시안컵 후속 평가 회의를 열었다. 부회장과 임원진이 모여 한국 대표팀 공과를 평가하기는 했지만 정 회장이 불참한 탓에 큰 의미가 없는 자리였다는 게 중론이다.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 사태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는 지난해 3~4월 승부조작 사면 사태 당시에도 축구협회 수뇌부 중 유일하게 생존했기 때문이다.
당시 축구협회는 징계 중인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했다. 대상자 중에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최성국 등 48명이 포함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결국 협회는 사면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축구협회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일괄 사퇴했지만 정 회장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5월3일 발표문을 통해 "가장 책임이 큰 저 역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하지만 임기가 1년 8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협회를 안정시키고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진정으로 한국 축구를 위하는 길이라고 판단을 하게 됐다"고 사퇴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발표문에서 "이사회가 축구계 종사자들만의 요구가 아닌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와 요구에 맞춰 신중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양한 시각,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심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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