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귀경길에 오르는 시민들, 아쉬운 발걸음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대구지역은 귀경길에 오르는 시민들의 아쉬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께 대구시 동대구역은 짧은 연휴를 마치고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로 붐볐다.
시민들은 고향의 정을 가득 품은 선물과 꽉 찬 가방, 캐리어 등을 들고 승강장으로 분주히 이동했다. 지난 설 연휴와는 달리 비교적 풀린 날씨에 대부분 밝은 표정이었다.
헤어지기 아쉬워 꼭 껴안고 있는 연인, 아버지와 눈싸움하던 한 꼬마 아이, 손녀에게 빵을 건네주던 할머니, 아들이 챙기지 않은 물건이 없나 다시 확인하는 어머니 등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의 모습은 다양했다.
이윽고 서울행 열차가 다가온다는 알림음이 울리자 이들은 포옹하거나 악수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작별 인사를 급하게 나눴다. 한 남성은 열차에 오른 후 차창에 입김을 불어 애인에게 하트를 그려 보내기도 했다.
김헌주(67·여)씨는 "손녀가 오랜만에 대구 왔다고 이것저것 많이 먹여 보내려고 했는데 성에 안 찬다"며 "오징어 동그랑땡을 참 잘 먹었는데 이번 추석에 오면 또 맛있는 거 많이 먹여서 보내겠다"고 말했다.
장거리 연애 중인 장예지(25·여)씨는 "고향이 대구인 남자 친구와 이틀간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며 "매번 올려보내는 길은 마음이 편치 않다. 연휴가 짧은 게 참 아쉽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대구시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가족과 헤어지는 시민의 아쉬움이 가득했다.
한 노부부는 버스에 오르는 딸에게 "건강하고, 도착하면 전화해"라고 말하며 두 팔을 뻗어 흔들었다.
취준생 박지현(25·여)씨는 "주말이 설이어서 더 순삭(순간 삭제)된 것 같다"며 "부모님과 즐겁게 지낼 수 있어 좋았고 다음에 올라올 때는 꼭 취업에 성공해 좋은 소식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승용차를 이용한 주요 도시 간 예상 소요 시간은 대구~서울 4시간18분, 대구~강릉 3시간36분, 대구~광주 2시간18분, 대구~부산 2시간10분, 대구~대전 2시간13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k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