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환·신용우 적격심사 못 받자 '탈당'… 개혁신당·무소속 출마
이강진 공들여온 세종 을구에서 돌연 세종 갑구로 자리바꿈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60일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세종시 을구 선거 기류가 심상치 않다.
세종 을구는 현역인 민주당 강준현(60) 의원 지역구로 20여일 전까지 같은 당 소속 예비후보 5명 이상이 거명되거나 출사표를 낸 곳이다.
이곳은 강 의원을 포함 서금택 전 세종시의장(70), 이태환 전 세종시의장(39),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63), 신용우 전 안희정 충남지사 수행비서(40)가 예비후보로 등록하거나 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출마 의사를 밝혔었다.
하지만 11일 현재 강준현 의원과 서금택 전 세종시의장만 남고 나머지 3명은 민주당에서 떠나거나 지역구를 변경했다.
우선 지난달 17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이던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돌연 세종갑구로 출마지역을 옮겼다.
지난달 20일 한 인터넷 언론 매체는 “홍성국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전략지구가 된 세종시 갑구로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주당 공보국은 보도에 대해 “중앙당이 특정 후보에게 세종갑 선거구 출마를 통보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앙당은 특정후보에게 지역구를 옮길 것을 요청한 바 없고, 그럴 계획도 전혀 없으며 해당 보도는 명백한 오보임을 알려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이태환 전 세종시의장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말 민주당 세종 을구 출마를 공식화하며 기자 회견까지 했지만, 중앙당 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12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탈당, 2월 6일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 합류하고 지난 7일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또 신용우 전 안희정 지사 비서도 지난 5일 민주당을 떠났다. 신 전 비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권력형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를 도와온 '미투 증언'으로 전국 여성계와 사회단체 등의 지지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5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자도 다 통과하는 민주당 적격심사에 문제가 있다”며 “범죄자에게 적격을 주느라 기준도 엉망인 민주당에 평가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 전 비서는 탈당 후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했다.
이태환, 신용우 예비후보의 민주당 탈당 후 자리바꿈과 무소속 출마로 세종 을구 총선 판도가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의 자리바꿈으로 어느 정도까지 민주당 표심이 빠질지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4월 총선 풍향계를 바꾸기에는 충분하다는 여론이다. 특히 세종시 원도심 상징이자 을구 선출직들의 당락을 좌우하는 지역으로 꼽히는 조치원읍 인구가 이전 선거 때와 비교하면 줄어들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지역 민주당 인사에 따르면 “이 전 의장은 20대부터 진보 성향으로 민주당 소속 시 의장까지 지낸 인물로 을구에서 그동안 세력을 다져 왔고, 신 전 비서는 나고 자란 곳이 이곳(조치원)으로 아직 세력은 약하지만 무시할 수 없다"라며 “특히 (을)지역이 읍, 면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만큼 민주당 표가 어느 정도 확실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을구는 세종시 전체 인구 대비, 56.5%에 해당하는 21만 9047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역은 3년 전 당시 조치원읍을 포함, 연기·연동·연서·전의·전동·소정면, 아름·종촌·고운동 등 북측에 있는 10개 읍·면·동이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을구에는 강준현(더불어민주당), 김병준(미래통합당), 정원희(민생당), 정태준(국가혁명배당금당) 등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결과는 강준현 민주당 후보가 투표수 8만339표 가운데 4만6002표(57.96%)를 얻어 3만1495표(39.68%)를 받은 미래통합당 김병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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