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선 전날 폭탄테러 최소 30명 사망…사흘간 애도 선포

기사등록 2024/02/08 10:38:48 최종수정 2024/02/08 12:43:28

IS, 탈레반 등 폭탄 테러 배후로 의심

정부, 테러 공격 규탄…선거는 예정대로

[킬라사이풀라=AP/뉴시스]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킬라사이풀라 지역에서 보안 관리들이 폭탄이 폭발한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총선을 하루 앞두고 파키스탄 남서부에서 한 정당과 무소속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두 차례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24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현지 관리들이 말했다. 2024.02.08.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총선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에 있는 후보자 선거사무실 2곳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24명 이상이 부상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첫 폭탄 공격은 발루치스탄주 파신 지역에 있는 한 무소속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발생해 최소 18명이 숨졌다고 현지 정부 관리가 밝혔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킬라사이풀라 지역에 있는 이슬람정파 자미아트 울레마 이슬람당 소속 후보자의 선거사무실에서 또 다른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안와룰 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임시총리는 이번 공격을 비난하고 사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그는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정세를 방해하려는 모든 시도가 좌절될 것"이라며 파키스탄 정부는 목요일(8일) 평화롭게 선거를 치르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루치스탄 주정부 대변인은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발표하면서도 "선거는 예정대로 8일에 실시될 것이며, 선거 연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물리치기 위해 투표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수십명의 사람들을 다치게 한 이 공격은 거의 모든 정당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표적인 급진 이슬람 정당인 자미아트 울레마 이슬람당은 최근 IS와 다른 무장 단체들에 의해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정당 집회에서는 폭탄 테러범이 자폭해 최소 54명이 사망했다. IS 아프가니스탄 지부는 그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가스가 풍부한 발루치스탄 지방은 독립을 추구하는 발루치 민족주의자들이 20년 넘게 반란을 일으킨 곳이다. 발루치 민족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의 민간인이나 정치적 목표물이 아닌 보안군을 공격한다. 이들은 그동안 보안군에 대한 여러 차례 공격의 배후로 지목돼왔다.
 
선거를 앞둔 시기나 투표 당일 폭력 사태는 파키스탄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로, 파키스탄은 무장세력을 억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특히 발루치스탄에서 최근 공격이 급증하자 수만명의 경찰과 준군사조직이 전국에 배치됐다. 7일 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즉각 주장하는 단체는 아무도 없었다.

발루치스탄주에서 자치권을 요구해온 반정부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은 투표를 앞두고 선거 관련 집회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다른 무장 단체들과 함께 발루치스탄에서도 강력한 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민간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AP는 "저강도의 폭동 상태와 다양한 무장세력이 존재하는 발루치스탄 지방에서의 공격은 서방 동맹국으로부터 총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이곳의 많은 유권자들은 이미 정치적 불화와 다루기 힘든 경제 위기로 인해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압둘라 칸 파키스탄분쟁안보 연구원은 "선거일에 더 많은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탈레반, IS, 발루치 민족주의자들 또는 알 카에다 내 소수 그룹들을 포함해 다수의 그룹이 이번 폭탄 테러의 배후에 있을 수 있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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