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거센 반발에…EU, 농업 가스 배출 감축 목표 철회

기사등록 2024/02/06 17:45:40 최종수정 2024/02/06 18:31:28

집행위, 농업 관련 가스 30% 감축 목표 삭제

유럽 각국 대규모 시위에 '농민 달래기' 나서

[오르테=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철회했다. 유럽 각국의 농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항의하자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시위에 나선 이탈리아 농부들이 오르테에서 간선도로 합류점에 트랙터를 세워놓은 모습. 2024.02.06.
[서울=뉴시스] 권신혁 수습 기자 = 유럽연합(EU)이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철회했다. 유럽 각국의 농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항의하자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감축하는 로드맵에 포함된 메탄, 질소 등 농업 관련 가스의 30% 감축 목표를 삭제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각국에서 농민들이 도로를 막고 동상을 철거하며 시위를 벌인 데 따른 결정이다.

이탈리아 농부들은 5일 저녁 EU 외부에서 값싼 식량을 수입하는 것에 반대하며 로마로 행진했다. 이들은 농업 관련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조정하고, 세금 감면 혜택을 복원할 것을 촉구했다.

매체는 대규모 시위가 도시 정책 입안자들이 농촌 지역을 무시하고 있다는 농민들의 인식에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EU의 로드맵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키며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길을 제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FT에 따르면 해당 로드맵의 초안에는 농업 활동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핵심 분야 중 하나"로 제시됐다.

농업 관련 가스 배출량은 EU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초안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비료의 화학 성분을 바꾸고, 소비자가 탄소 집약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도록 장려하는 등 농업 분야뿐 아니라 식품 부문 전체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르슬라 폰데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농민들을 달래기 위해 '전략적 대화'를 시작했다.

환경 보존을 위해 남겨둬야 할 토지를 경작할 수 있게 허용했고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에 제한을 두도록 했다.

녹색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농민들이 "그들을 짓밟는 시스템에 갇혀 있다"며 "EU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농식품 기업에 횡재세 등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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