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후 부어오른 림프절…"암 감별법 개발"

기사등록 2024/02/05 09:49:14 최종수정 2024/02/05 10:09:29

코로나백신 부작용 림프절병증 감별기준 개발

초음파 이상 점수로 악성 림프절병증과 구별

[서울=뉴시스]코로나19 백신 맞은 직후 림프절병증 발병 초음파 사진. (사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2024.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대표적인 부작용인 림프절병증의 악성 여부를 조직 검사를 하지 않고도 진단할 수 있는 감별 기준을 개발했다. 림프절병증은 우리 몸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절이 붓는 질환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겨드랑이에 림프절병증이 발생하는 비율은 초음파 및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를 받은 사람 중 많게는 66%에 이를 정도로 흔하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외과 이장희 교수, 영상의학과 임지혜·최정아·이선아·조상원 교수 연구팀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초음파검사를 받은 592명을 분석했다. 전체 검사자 중 113명(19.1%)에게 림프절병증이 발생했고, 나머지 479명(80.9%)은 림프절병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113명에게 나타난 림프절병증은 모두 악성이 아닌 양성이었다.

연구팀은 먼저 림프절병증의 악성도를 확인하는 기존 초음파검사 평가 방법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생긴 림프절병증 환자그룹의 특징을 분석했다. 림프절병증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7가지 초음파 검사 결과 특징인 ▲림프절 피질(겉층)의 최대 두께(4.5mm 미만 또는 이상) ▲림프절의 모양(타원형 또는 원형) ▲림프절 경계의 불규칙 정도 ▲비대칭적인 피질 비후(딱딱해지고 두꺼워짐) ▲림프절 일부인 지방문의 보존 여부 ▲부어오른 림프절의 개수 ▲부어오른 림프절의 위치 등을 적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림프절 피질의 최대 두께와 비대칭적인 피질 비후 등 2가지 특징에서 악성 림프절병증의 초음파 검사 결과와 유사한 특징이 확인됐다. 특히 림프절 피질의 최대 두께에서 나타나는 악성 림프절병증과의 유사성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4주 이내 초음파 검사를 했거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계열의 백신(화이자·모더나)을 접종한 경우 더욱 강해졌다. 기존 초음파 검사 평가 방법으로는 양성과 악성 림프절병증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림프절병증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7가지 초음파 검사 결과 특징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의한 림프절병증을 감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림프절 이상 점수를 개발했다. 새로운 림프절 이상 점수는 7점 만점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양성 가능성이, 점수가 높을수록 악성 가능성이 높다.

이 점수를 113명의 양성 림프절병증 그룹에 적용한 결과, 평균 점수는 2.45점으로 낮게 나타나 악성 림프절병증의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지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림프절병증 환자들은 악성 림프절병증의 특징들이 있었음에도 새롭게 개발한 림프절 이상 점수를 적용한 결과 악성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초음파 검사 시기가 백신을 맞은지 4주 이내거나 mRNA 계열 백신을 맞은 경우 악성 림프절병증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며, 조직검사 결정 시 림프절 이상 점수를 기준으로 여러 요인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장희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겨드랑이 림프절병증은 매우 흔한 부작용임에도 악성 림프절병증을 감별할 수 있는 기준이 없없다”며 “림프절 이상 점수를 통해 기존에 림프절병증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기준만으로는 구별이 어렵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의한 림프절병증을 감별할 수 있게 돼 불필요한 조직검사 및 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림프절병증은 림프절이 붓는 것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최대 28일 동안 지속된 뒤 사라진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흑생종과 같은 악성 림프절병증에 의한 것인지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악성종양을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가 과도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클리니컬 이메이징(Clinical Imaging)’ 1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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