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조응천,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에 돌연 불참
"묻지마 통합 거부한다" vs "논의 막히는 데 결정적"
시작부터 삐걱대는 중텐트, 빅텐트까지 곳곳에 험로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인 '미래대연합'이 4·10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공동창당을 선언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의원이 주도하는 '개혁신당'에 이은 제3지대 두번째 중텐트다.
그러나 미래대연합을 이끌던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돌연 불참을 선언하면서 야권 내 중텐트는 첫발부터 꼬였다. 새로운미래가 반쪽으로 출범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 동력이 떨어진 데다, 또다른 한 축인 개혁신당과의 셈법은 더 복잡해 빅텐트 성공 가능성은 더 희박해질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당 공동 창당대회를 열고 열었다. 양당은 당초 통합 신당의 가칭 당명을 '개혁미래당'으로 정했지만 당원 및 지지자 공모 결과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새로운미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대표는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인 이 전 대표와 미래대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들은 수락 연설에서 오는 4월 총선에서 여야 거대 양당이 독점한 정치 지형을 깨뜨리고, 대안 세력으로서 윤석열 정권을 가장 준엄하게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동 창당대회를 앞두고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이번 합당을 '묻지마 통합'으로 규정하며 돌연 참여를 거부했다. 두 의원은 입장문에서 "새로운미래에 참여하는 것은 영혼 없이 몸만 얻어 주는 일"이라며 "'묻지마 통합'을 위해서 몸을 던지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비판했다.
양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의원은 전날 새로운미래와의 협상 과정에서 당명 등을 두고 이견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논의) 과정에서 충실히 안 됐던 것은 당명 문제"라며 "그 두분이 논의가 막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했다.
새로운미래는 합류를 거부한 두 의원과 향후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동 창당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노출된 만큼 당권을 둘러싼 알력 다툼을 벌였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대 양당이 반복해온 이합집산으로 비쳐줘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부 갈등 봉합 실패와 함께 제3지대의 다른 한축인 개혁신당과 새로운선택과의 연대는 또다른 숙제로 꼽힌다. 이날 창당대회에 참석한 이준석·양향자 개혁신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는 각각 제3지대 연대에 대한 뼈 있는 말들을 던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금 시점에서 저희가 가진 이견이 작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합치면 이긴다는 이야기에 거리를 두고 어떻게 하면 빠르게 공통 분모에 합의할지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조율해야 할 이견들에 대해 우리가 미리 고민하지 않으면 크나큰 실망을 안길 수 있다"며 "앞으로 일주일, 길면 2주일 동안 비난과 조리돌림의 장으로 가는 순간 아주 곤란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도 "저희는 더 크게 양보하고 상대방을 더 존중하고 새로운 정치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쪽과 함께 하겠다"며 "저희가 바라는 것은 제3지대가 하나로 모여서 이런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신 시민들의 열망을 배신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주도권 싸움 외에도 제3지대 빅텐트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암초는 곳곳에 포진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핵심인 여야의 선거법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제3지대 연대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분리해 뽑는 '병립형' 회귀가 민주당 내부에서 힘을 받는 것은 제3지대가 우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공약도 빅텐트 동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제시한 '노인 무임승차 폐지' 공약을 두고 다른 제3지대 신당들은 유권자 관심과 표를 잃을까 전전긍긍이다. 새로운선택은 지난달 23일 "노인 이동권은 노인 복지의 핵심"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전화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4·10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4%가 '제3지대'를 꼽았다. 국민의힘은 32%, 민주당은 35%를 기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