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지로 거듭난다[韓 반도체 美 투자③]

기사등록 2024/02/02 11:30:26 최종수정 2024/02/02 14:05:29

바이든 "한국 가서 삼성 반도체 미국 오라 말했다"

삼성·SK·TSMC·인텔 등 대규모 투자…390억 달러 지원

[워싱턴=AP/뉴시스]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등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게 아닌 오늘날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2021.04.13.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우리는 공장을 다시 세우고 일자리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고 있습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통해 글로벌 제조업의 주도권을 되찾고 있다. 특히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대거 투자하며 미국이 반도체 생산기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 위스콘신주 수페리어에서 열린 투자 발표 행사에서 자신의 경제 성과 중 반도체 산업 유치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계부터 자동차까지 모든 것에 모두가 필요한 작은 컴퓨터 칩을 우리가 만들었다"며 "한때는 미국산이 시장의 40%를 차지했는데 갑자기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고 반도체 산업을 언급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가서 한국의 지도자를 만났다"며 "그들에게 미국으로 오라고 했고, 총 500억 달러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고 미국에서 공장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5월 아시아 순방 중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미국 투자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평택=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2022.05.20. photo1006@newsis.com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첨단 반도체 공장 부지로 인디애나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2년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밝힌 220억 달러 규모 투자의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다.

미국에 별도 공장이나 조직이 없는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향 낸드플래시 등 차세대 반도체를 이 공장에서 만들 방침이다. 이곳에서 만드는 HBM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도 미국으로 달려가고 있다.

총 40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인근에 반도체 공장 2곳을 건설 중이다. 피닉스 공장은 연내 가동 예정이며, 4나노 반도체를 생산한다. 1공장 인근에 2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이 2공장에서는 3나노 트랜지스터 생산이 유력하다.

미국 기업인 인텔 역시 애리조나주, 오하이오주, 뉴멕시코주, 오리건주에서 435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과거 미국 기업들은 1950년대 후반부터 수십 년간 반도체 산업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이 제조업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미국의 생산 능력은 1990년 37%에서 점차 줄어 현재 12%로 떨어졌다.

반도체 산업협회에 따르면 대만은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의 22%를 차지하고 있고, 최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은 90% 이상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설계에서 제조까지 전 국토의 클러스터화를 추진한다. 특히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390억 달러(약 52조4200억원)의 보조금과 25% 세액 공제를 파격 지원하며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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