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낙점한 하만, 영업이익 1조원 처음 넘었다

기사등록 2024/02/02 06:00:00 최종수정 2024/02/02 09:33:31

2020년 상반기 적자→2023년 영업이익 1.17조원

이재용, 2017년 인수 진두지휘…삼성과 협업 시너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현지 시각) 하만 멕시코공장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합병을 지휘했던 하만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에서 전장·오디오 사업을 맡는 하만은 인수 6년 만에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매출 14조3900억원, 영업이익 1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하만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하만은 지난해 4분기 소비자 오디오 제품의 성수기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고, 연간 기준 전년 대비 성장이 지속됐다.

올해는 전장에서 차량 내 경험 강화로 신규 분야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 오디오에서는 포터블 등 주요 제품 리더십을 강화하고, 삼성전자와 하만 간 협업을 통한 제품 차별화도 추진한다.

하만은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당시 부회장이 직접 지휘한 빅딜이었다. 그는 하만 인수 이전에 열린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선임을 앞두고 미국으로 출장을 떠나 하만 M&A를 담판 지을 정도로 인수 작업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하만은 인수 직후 영업이익이 곤두박칠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삼성이 인수하기 직전인 2016년 하만 영업이익은 6800억원이었지만 인수 첫 해인 2017년 574억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2018년 1617억원, 2019년 3223억원 등 늘긴 했지만 과거 명성을 바로 되찾진 못했다.

2020년에는 1분기 -1900억원, 2분기 -900억원 등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반등한 시점이 2021년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증가하며 호실적의 신호탄을 쐈다.

하만의 실적 개선에는 프리미엄 차량 위주 고사양·고급 제품 판매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만의 주력제품인 디지털콕핏의 지난해 상반기 생산실적은 410만대에 달한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위치한 하만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과 하만이 함께 개발한 레디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만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카오디오 분야에서 업계 1위다. 전 세계 5000만대 이상의 자동차에 하만의 카오디오와 커넥티드 카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도요타-JBL, 렉서스-마크레빈슨, BMW-하만카돈, BMW-바워스 앤 윌킨스, 르노-하만카돈, 아우디-뱅앤올룹슨, 피아트-JBL, 볼보-하만카돈, 볼보-바워스 앤 윌킨스, 폭스바겐-하만카돈, 제네시스-뱅앤올룹슨 등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에 카오디오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의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역량을 활용해 차량용으로 특화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등 협업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 1위 위상도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2년 유럽과 멕시코 하만 사업장을 연이어 방문하는 등 관심을 쏟은 바 있다.

하만은 올초 CES 2024에서 인수 후 처음으로 삼성전자 전시장 안에서 함께 개발한 전장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삼성 Neo Q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전면 윈드쉴드 하단 전체를 이용할 수 있는 '레디 비전 큐뷰',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해 상황에 따라 운전에 개입하는 '레디 케어' 등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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