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사이드갤러리서 영상~회화 설치 전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홍콩 미디어 작가 플로렌스 유키 리(30)의 '가로등 불빛'처럼 따뜻한 마음이 담긴 전시가 한국에서 처음 열린다.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가 26일 개막한 유키리의 개인전은 미디어 작품 뿐만 아니라, 판화, 원화, 설치 작품까지 선보인다. 홍콩예술개발위원회(HKADC)로부터 받은 문화교류지원금을 바탕으로 시작한 리서치 레지던시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된 전시다.
영국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에서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크리스탈상, 크로아티아 애니마페스트 자그레브 최우수 학생 영화상을 수상했다. 특히 홍콩의 M+ 미술관에서 의뢰 받아 제작한 미디어 작품 ‘Park Voyage’이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전시된 바 있다. 이 작품은 현재 M+ 미술관 파사드에서 선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같은 작품은 삶의 덧없음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여 장소에 대한 감정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영상에는 기본적으로 반복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고 가끔 새로운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흐름은 문득 생각나는 꿈, 기억과 같은 감정들이다.
작가는 “이 덧없음에 부정적인 감정은 없으며 반짝 빛나는 빛과 터지는 방울처럼 항상 사라짐이 있어야 새로운 것이 생성된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는 영상과 함께 유화와 아크릴을 이용한 회화 작품 ‘Found’, ‘Lost’, ‘Owl Playground’ 등을 소개한다. 한국과 홍콩의 각 도시 속 다른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플로렌스만의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캔버스가 아닌 나무 판넬을 도화지 삼아 기존의 디지털 드로잉과는 또 다른 독특한 감성을 전한다.
작품들은 모두 ‘Topophilia’라는 연구 주제와 관련이 있다. ‘Topo-‘는 ‘장소’를 의미하며 ‘-Philia’는 ‘사랑’을 의미한다. 이는 장소에 대한 강한 애착감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서로 다른 곳에서 왔을지라도 각자의 거주지에 대한 반응을 형성하고 연결성을 짓는다.
문화적 정체성 간의 다층적인 연결을 탐구하는 작가는 “국적은 다르지만 제가 만든 장소를 통해 서로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내 마음속에 싹을 틔워줘(Let it sprout beneath my skin)'로 여는 플로렌스 유키 리의 개인전은 2월24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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