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다투는 '친구'들… 장례식장 난투극 부산 조폭 징역 1~6년

기사등록 2024/01/23 11:30:00
[부산=뉴시스] 2021년 5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2024.0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 최대 폭력조직의 자리를 놓고 30년간 경쟁 관계를 이어 온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소속 조직폭력배들이 장례식장에서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단체등의구성·활동)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20세기파 조직원 A씨 등 6명에게 징역 1~6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공동폭행)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칠성파 조직원 B씨 등 2명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21년 5월 15일 0시 2분께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B씨 등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 등은 장례식장 운영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 등은 A씨 등에 맞서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세력의 다툼은 2021년 5월 해운대구의 한 주점에서 두 조직원의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됐다.

이날 주점에서 사람이 더 많았던 신20세기파가 칠성파 조직원 2명 집단 폭행했고, 이중 칠성파 조직원 1명이 달아났다. 이에 신20세기파 한 조직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칠성파를 조롱했다.

같은 날 칠성파는 조직원 5명을 동원해 SNS에서 자신의 조직을 조롱한 신20세기파 조직원에게 복수하기 위해 광안대교에서 부산진구 문전교차로 인근까지 아찔한 추격전을 벌였다. 결국 잡힌 신20세기파 조직원은 칠성파 조직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이후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은 복수하기 위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장례식장에 있던 B씨 등을 발견해 이 사건 범행을 일으켰다.

재판부는 "폭력 범죄단체는 그 폭력성이나 집단성으로 말미암아 그 자체로 위험성이 클 뿐만 아니라, 조직의 위세를 바탕으로 한 폭력 범죄일 경우 선량한 다수 시민에게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주고, 불안감을 조성해 사회 전반의 치안과 질서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은 다수의 일반 시민이 상시 출입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장례식장에서 시민들과 유족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적대 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단체에 보복해 자신 조직들의 위세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싸움을 유발하고, 집단으로 폭력을 가하는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상당히 무겁고 범정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그 밖에 나타난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범행의 정황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부산지역의 토착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30년 넘게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영화 '친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아울러 칠성파 조직원 5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은 2021년 10월 부산진구 서면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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