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대구 아파트 건설현장 일부공정 중단…임금 미지급(종합)

기사등록 2024/01/19 17:51:46 최종수정 2024/01/19 18:12:07
[대구=뉴시스] 태영건설. (사진=뉴시스 DB)
[대구=뉴시스]정재익 이상제 기자 = 대구 동구 옛 동부정류장 후적지 아파트 건설에 참여한 지역 협력업체가 태영건설발 건설경기 악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19일 대구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신천동 옛 동부정류장 후적지에 설립 중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철큰·콘크리트 공급 역할을 하는 A협력사가 형틀 공사 등 일부 공정을 중단했다.

지난 15일 지급됐어야 할 임금이 들어오지 않자 임금을 받지 못한 50여명의 노동자가 작업을 중단했다. 또 나머지 인부들도 임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현장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공사 현장에는 200여명의 인부가 일하고 있으며 지급받지 못한 임금은 11억원에 달한다. 레미콘, 철근 등 자재비 4억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태영은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부터 협력사에 인건비와 자재비 모두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로 지급하기로 했다.

외담대는 태영이 신용도로 발급한 채권을 담보로 협력사가 대출받아 매달 인건비 등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어음' 결제 방식과 유사하다.

하지만 태영의 경영 위기로 은행에서 외담대 대출을 막았고 이것이 A사가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한 이유다.

후분양인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에서 지상 20층 높이, 450세대(아파트 418세대, 오피스텔 32세대)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공정률은 약 53%다.

설 명절을 앞두고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해 생계에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근로자 A씨는 "지난해 11월 일부 금액을 받지 못했는데 12월 임금도 밀렸다. 어음을 현금화하려면 다음달 27일이 지나야 한다고 들었다"며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라 일부 노동자는 카드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면허증만 있으면 건설 전문업체를 세워 하청받을 수 있는 건설 현장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건호 건설노조 대경건설지부 조직부장은 "종이(면허증) 한 장만 있으면 건설 회사를 만들어 하도급을 받다 보니 금전적인 보완책이 전혀 없는 영세 업체가 많다"며 "이런 건설업의 고질적 병폐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 당국과 지자체는 점검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노동청은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지역 10개 건설 현장을 조사하고 기성금 집행 여부 등을 점검해 협력업체 근로자의 임금체불 예방과 청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상공회의소와 경영자총협회 등과 함께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체불 문제 해결책을 찾는다.

대구시 고용노동정책과 관계자는 "상공회의소나 경총을 통해 임금 체불 방지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사전 안내를 하고 있다"며 "노동청과는 정보를 공유하며 체불 관련 신고를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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