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총선 앞두고 토론회 개최
"정권 심판론이 국민 여론인데…대안 만들지 못해"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실패, '을과 을 싸움' 변질"
"어떤 의제로 유권자에게 호소할지 전략 필요"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방치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무분별한 정부여당 공세에서 벗어나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당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4 총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민주당 무엇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는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어느 순간부터 총선 또는 대선 시기에 시대정신이 사라진 것 같다"며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담론과 철학, 시대정신을 이번 총선에서 제대로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투표의 이유를 설명해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조 발제를 맡은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제일 쉬운 일"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있지만 어떤 정당들도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만약 총선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정당이라면 정권 심판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에 근거해서 정권 심판이 필요한 이유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민주당을 비롯한 지금 한국 사회와 정당들은 그런 이유를 만들어내는데 무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재벌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제대로 실행된 적이 없다"면서 "대기업만이 아닌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이 고루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다양성의 관점에서 성장 방식이 바꾸는 것이 민생에 대한 근본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초대 을지로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유승민 등 여러 후보가 공약했던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실패를 거론하며 "최저임금만 올리면 당연히 실패하는 공약이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당시 민주당이 내건 핵심은 소득주도성장으로서 최저임금이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유통재벌과 자영업자간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민주화 과제와 함께 패키지 정책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최저임금만 올렸고 결국 을과 을의 싸움으로 변질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힘이 약한 자들의 가장 강한 무기'임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정치 전략"이라며 "이에 맞춘 정당 구조와 집권 이념 재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관후 건국대교수는 "변화된 유권자 지형을 감안해 어떤 의제로 어떻게 유권자에게 호소할지 전략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평등·복지·중산층 관련 의제를 정교하게 다듬고 ▲신성장·친환경·소수자·취약계층 등 의제를 무당층 유권자들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변화와 혁신, 정치개혁, 도덕성, 세대교체 등에 있어서는 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먼저 치고 나가서 바꾼다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시사인 기자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잇따라 패배한 원인을 지목하며 "'왜 졌냐'에 대한 백가쟁명식 논쟁과 합의를 통합 로드맵이 민주당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총선을 앞두고 앞선 실패에 대한 공론화 역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지난 2021년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당헌당규까지 고치면서 후보를 냈던 경험이 있고 성 비위와 관련해 지금도 여러가지 논란이 있다"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 유권자들은 여전히 단호하게 응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두고 누군가는 규범적이지 않느냐고 하지만 동시에 유권자들은 이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앞으로 선거에서 중요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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