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카의 살인 범행을 "데이트폭력"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피해자 유족이 이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결과가 다음 달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3부(부장판사 이상아·송영환·김동현)는 16일 이 대표 조카 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 A씨가 이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2월15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민사 소송은 사건 당사자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A씨와 이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고, 이 대표 측 법률대리인만 법정에 나왔다.

당초 재판부는 A씨 측 대리인이 출석하지 않은 관계로 재판을 '쌍방 불출석'으로 연기하려 했으나 이 대표 측 대리인의 요청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항소심 선고기일을 지정하면서도 "원고 측 대리인이 안 나온 상태에서 변론을 종결하는 것"이라며 향후 선고기일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표의 조카 김모씨는 지난 2006년 교제하던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자 집으로 찾아가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에게 총 37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당시 김씨의 변호를 맡게 된 경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제 일가 중 한 명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에 A씨 측은 "이 대표가 일가족 살인 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해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 측은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의 마음을 표현했으므로 명예훼손 의도가 없었고, 소 제기 이후에도 언론에서 연인 사이였던 남녀 간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표현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변론했다.

이어 "피고(이 대표)로 인해 처참한 시간을 다시 떠올려야 했던 원고(A씨)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1심은 이 대표의 발언이 범행 피해를 축소·왜곡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데이트폭력'이라는 용어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특성에 기해 범죄유형을 구분하는 용어로, 그런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폭력행위를 포괄하는 용어로 보인다"고 했다.

또 "피고의 표현이 사망한 피해자들에 대한 원고의 추모 감정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 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1심 판결 이후 A씨 측은 "판결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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