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협에 돌직구…"의대 증원 규모 의견 내라"(종합)

기사등록 2024/01/15 18:53:42

적정 증원규모 등 구체적 수치 제출하라 요청

의대협회 "350명 적정"…수요조사는 2천여 명

설 연휴 전후 발표 가능성…사실상 최후통첩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의대정원 확충 규모 등을 주제로 열린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4.01.15. kkssmm99@newsis.com

[서울·세종=뉴시스] 이연희 구무서 기자 =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 중인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적정 규모의 증원 숫자를 제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간 의대 증원을 놓고 '객관적·과학적' 분석을 강조했던 의협 측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도록 해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문을 의협 측에 발송했다.

공문에는 적정한 증원 규모에 대한 의협의 의견을 제출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의견 제출 기한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설 연휴(2월9~12일) 전후 발표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사실상 최종 발표 전 '최후통첩'으로 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공문에는 최근 지역과 필수의료 분야 의사인력 부족으로 의료공백이 심화되고 있고,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다양한 의료수요 증가로 의사인력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어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배경도 포함됐다.

최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의대 증원 규모로 350명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의협에서 공식적으로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지역·필수의료 강화와 연관된 의협과의 소통은 의료현안협의체를 포함해 총 71차례 있었다. 그러나 의대 정원 확대 안건은 지난해 12월 20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처음으로 공식 논의 석상에 올랐고 그 이후로 가장 최근인 24차 회의까지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 논의가 오가지는 않았다.

의료계에서 제시한 350명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의대 정원을 다시 고스란히 복구하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복지부 내부에서는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복지부가 각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했던 '의과대학 입학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40개 의대는 당장 올해 고3이 되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2025학년도에 2151~2847명, 2030학년도까지 2738~3953명을 증원할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교육부가 함께 구성한 의학교육점검반은 수요의 적정성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친 상태로,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설 연휴 전후 총 증원 규모 발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000명 이상 증원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복지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의협은 각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증원하는 것은 객관적·과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의협 역시 자체적으로 의대 정원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으나 그 결과를 발표하거나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공유하지는 않은 상태다. 수요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2000명대 안팎의 증원이 이뤄질 경우 지난 2020년 때와 같은 전공의 집단휴진(파업) 등 의사들의 강경대응도 예상된다.

의협 관계자는 지난 10일 열린 24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 자리에서 "어느 정도면 합리적인 규모로 여길 수 있는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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