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GISS 지구 온도 보고서…평균 기온 40년 새 1.2℃ ↑·1880년 대비 1.4℃ ↑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또 신기록…엘니뇨·화산 등 영향도 미미
20일 학계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GISS)는 최근 '지구 온도 보고서'를 발간하고 지난해 지구 온도가 나사의 기준 기간인 1951~1980년 평균 온도보다 약 1.2℃ 높아졌다고 밝혔다. 현대적인 기상 기록이 시작된 1880년과 비교하면 약 1.4℃ 올랐다.
수치를 살펴보면 1880년부터 1980년까지 100년 간 약 0.2℃ 올랐던 지구 온도가 40여년 사이 1.2℃가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심각할 정도의 무더위 현상이 나타났고, 하반기인 6~12월에는 매달 고온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를 두고 나사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그간 인류 역사에서 본 적 없을 정도로 강하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종전 최고 기온 기록은 2016년이었는데, 2023년은 이를 넘어서 12만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지구가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의 마지막 간빙기는 현재 지구 평균 기온과 비슷하거나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시기에는 북극의 얼음들이 모두 녹아 해수면 높이가 지금보다 최대 9m 가량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간 지구 온도 변동의 가장 큰 원인은 태평양에서 나타나는 엘니뇨-라니냐 현상이다. 단순하게 풀어보면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수온 평년 대비 0.4℃ 이상 올라가는 현상이고, 라니냐는 반대로 동태평양 적도 지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0.5℃ 이상 낮은 저수온 현상을 의미한다.
2020~2022년까지 태평양에서는 지구 온도를 낮추는 경향이 있는 라니냐 현상이 3회 연속 발생했고, 이후 지난해 5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나타난 기록적인 고온은 현재 엘니뇨 현상이 최고조에 이르기 전에 나타났다. 이번 엘니뇨는 올해 2~4월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 더운 날씨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2022년 1월 발생했던 훈가 통가-훈가 하파이 해저 화산 폭발과 기온 변화의 연관성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원자폭탄의 500배 이상의 위력을 보였던 통가 화산 폭발은 해발 57㎞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기둥을 만들어냈고, 이로 인해 오존층 파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기도 했다.
GISS의 연구 결과 통가 화산 폭발은 되려 지구 표면의 온도를 소폭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해저 화산이라는 특성상 통가 화산은 폭발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미세 입자, 즉 에어로졸을 성층권으로 뿜어냈다. 이 에어로졸이 태양빛을 지구에서 반사시키며 남반구에서 약 0.1℃ 미만의 냉각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나사 또한 화산이나 에어로졸 같은 냉각 요인이 있더라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는 한 지구 온도는 계속해서 경신될 것이며, 지난해에는 또 한번 온실가스 배출량 신기록을 세웠다고 경고했다.
학계에서는 산업혁명 이전 시대의 평균 기온보다 2℃ 이상 기온이 오르면 기후 변화를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이 '2℃ 상승'은 2050년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임계점 도달 시기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번 지구 온도 보고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지난해 경험했던 것(이상 기후)을 확인시켜줬다. 우리는 기후위기에 직면해있다"며 "극한의 더위, 산불, 해수면 상승 등 우리는 지구가 변화하고 있음을 이미 볼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고향 행성과 사람들, 현세대와 다음 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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