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봉지' 항공우편 마약 밀수…항소심도 징역 4년

기사등록 2024/01/16 08:00:00

1732만원 상당 엑스터시 밀수한 혐의

팝콘 속에 숨겨 밀수한 것으로 조사돼

1·2심 "수천만원어치 마약"…실형 선고

1심에서 인정된 추징액 중 일부 줄어

[서울=뉴시스] 해외 마약상과 공모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엑스터시MDMA)를 밀수하고 일부를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마약사범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서울법원종합청사. 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해외 마약상과 공모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엑스터시(MDMA)를 밀수하고 일부를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마약사범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마용주·한창훈·김우진)는 지난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34)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90만원이었던 추징금을 40만원으로 줄였다.

A씨는 지난해 4월 시가 1732만원 상당의 엑스터시 866정을 항공우편을 통해 국내로 밀수한 혐의와 그중 일부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외 마약 판매상은 엑스터시 866정을 팝콘과 함께 과자봉지 속에 넣는 방식으로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엑스터시를 수입한다는 점에선 미필적 고의가 있었지만, 마약의 양이나 가격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특가법이 아닌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가법상 가액이 5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 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는데 이보다 낮은 양형 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어야 한단 취지다.

하지만 1·2심은 A씨가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이 수입한 마약 가액이 500만원 이상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검사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가격을 기준으로 약 1732만원 상당으로 계산해 공소를 제기했다"며 "소매 가격을 적용할 경우 4330만원 내지 5190만원 정도로 특가법의 요건으로 정한 가액의 약 8~10배를 넘는 큰 금액"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역시 "피고인은 상당 기간 경제적 활동을 해온 30대이고, 거래 가액을 아무리 적게 잡아도 전체 마약류의 거래 가액이 적어도 2500만원 정도를 넘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심은 마약류 범죄의 심각성 및 피고인이 수입한 마약의 양이 상당한 점, 동종전과가 없는 점, 범행 계획·실행에 있어 주도적 위치에 있지 않았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대법원 양형기준위원회에서 정한 양형기준 범위 내에서 그 책임에 상응하는 적절한 형량인 것으로 보인다"며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피고인이 2023년 3월 수령한 엑스터시 중 일부의 소분과 전달 대가로 받은 50만원은 유죄로 인정된 이 사건의 엑스터시 소지와는 관련이 없다"며 1심이 추징한 90만원에서 이를 제외하여 추징액을 40만원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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