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탄압' 니카라과 정부, 주교 석방·망명 허용

기사등록 2024/01/15 17:57:36 최종수정 2024/01/15 18:13:28

바티칸과 협상…주교 2명·사제 등 17명 석방

[마나과=AP/뉴시스]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가 14일(현지시간) 가톨릭 주교 2명과 사제 등 17명을 석방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2018년 4월30일 촬영한 사진으로 마나과에서 열린 집회에서 오르테가 지지자가 배너형 현수막을 흔드는 모습. 2024.01.15.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니카라과 정부가 14일(현지시간) 바티칸 당국과 협상한 끝에 가톨릭 주교 2명과 사제 등 17명을 석방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는 석방 조건으로 이들이 해외로 망명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앞서 롤란도 알바레스 주교는 지난해 2월 반 정부 시위에 연대하고 오르테가 정부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투옥됐다.

2018년 니카라과에서 대규모 반(反) 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 알바레스 주교는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와의 중재를 시도했었다. 알바레스 주교는 오르테가 정부가 여러 가톨릭 라디오 방송국을 폐쇄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오르테가 대통령은 가톨릭 성직자들이 시위대 편에 서며 국가 전복을 시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으로의 망명을 거부했던 알바레스 주교는 정부 전복 시도와 허위 사실 유포, 불복종 등 혐의로 징역 26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니카라과 국적도 박탈당했다.

니카라과 정부 조치로 석방된 성직자 중에는 이시도로 모라 주교도 포함됐다. 그는 지난달 미사 도중 알바레스 주교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가 체포됐다. 사제 15명과 가톨릭 신학교 학생 2명도 이번에 풀려났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알바레스 주교의 구금은 부당하다며 가톨릭 성직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니카라과 공무원 100명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며 오르테가 정부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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