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에 물든 '중국 축구계'…경기 내용도 '졸전'
17일 레바논전 못 이기면 조별리그 통과 불투명
중국은 1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지키스탄과의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개최국 카타르(58위), 레바논(107위)과 한 조에 속한 중국(79위)은 1승 제물로 여겼던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졸전 끝에 비기면서 조별리그 통과에 적신호가 켜졌다.
A조에선 개막전에서 레바논을 3-0 완파한 카타르가 조 1위에 올라와 있다.
그 뒤를 중국과 타지키스탄(이상 승점 1)이 따랐고, 레바논(승점 0)이 최하위다.
직전 2019년 대회에서 이란에 막혀 8강에서 탈락한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8강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타지키스탄을 뚫지 못하면서 우려를 낳았다.
경기 내용도 열세였다. 점유율은 49%-51%였고, 슈팅도 10개를 하는 동안 20개를 내줬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 축구는 그간 인기와 투자에도 결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나 최근 몇 년간은 투자까지 줄어든 데다 축구계에 만연해 있는 비리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2020년 1월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리톄 전 감독은 예선전 도중 감독직을 내려놓았고, 지난해 말 뇌물 수수와 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중국 CCTV 다큐에 따르면 리 전 감독 측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이 되기 위해 중국축구협회 회장 등에게 3백만 위안, 우리 돈 약 5억5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뇌물 중 일부는 리 전 감독이 속해있던 중국 슈퍼리그 우한 줘얼 구단에서 나왔고, 리 전 감독은 그 대가로 우한 소속 선수 4명을 국가대표로 발탁했다.
리 전 감독 수사는 이후 중국 축구계 전체로 퍼졌고, 이 과정에서 선수들도 수사 대상에 올라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한국 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도 뇌물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비리에 물든 중국 축구는 계속해서 퇴보하고 있다.
중국 축구가 홍콩에 패한 건 무려 39년 만이었다.
최악의 흐름은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승리를 놓치면서 17일 예정된 레바논과 2차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레바논이 개최국 카타르에 완패했지만, 아시안컵 직전 평가전에서 요르단을 2-1로 누르는 등 제법 날카로운 화력을 자랑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도 0-1로 석패했다.
23일 카타르와 최종전을 남기고 레바논을 넘지 못하면 조별리그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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