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양산 등산화 '로바'로 시작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등산화'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1972년, 국내 최초의 양산 등산화 '로바'의 탄생으로 시작됐다.
평소 등산을 즐겼던 고(故) 정동남 K2 창업주는 수입 등산화가 한국인의 발 형태에 맞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고, 한국인의 발 형태에 맞으면서 국내 지형에 특화한,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정 창업주는 다양한 수입 등산화를 해부하고 연구한 끝에 서울 청계천의 한 등산화 공장에서 미싱 3대로 기술자 대여섯 명과 함께 한국인에게 맞는,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양산 등산화 1호 '로바'를 만들어냈다.
K2는 로바를 시작으로 1977년 산악인 고상돈 씨의 에베레스트 정복, 1988년 올림픽 개최 등을 계기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K2는 사내에 개발실을 두고 국내 산악 환경에 맞는 등산화의 소재, 디자인 개발에 힘쓰며 1990년대 국내 등산화 시장의 50%를 점유할 만큼 덩치를 키웠다.
이후 K2는 1990년대 과감한 투자와 연구 개발을 이어가 국내 최초 고어텍스 등산화, 다이얼을 적용한 등산화 등을 출시했다.
특히 1999년 등산화의 아웃솔에 주목해 한국 산악 지형에 특화한 아웃솔 'X-GRIP(엑스그립)'을 개발했는데, 이 아웃솔은 현재까지 K2 등산화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K2의 등산화는 지금까지도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며 국내 등산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등산 용품부터 의류까지…'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
'등산화' 영역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K2는 1995년 등산 장비와 등산복을 비롯한 의류 사업 분야에 진출해 아웃도어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한다.
정 창업주의 장남인 정영훈 대표는 2003년부터 K2를 이끌었는데, 등산화로 유명했던 신발 중심의 브랜드를 종합 아웃도어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데 주력했다.
K2는 정 대표의 '브랜드 경영' 모토 아래 2000년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TV·라디오 CF를 진행했고, 2002년에는 업계 최초로 K2 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는 단독 브랜드숍인 '메가숍'을 열고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판매망 확대에 성공했다.
2010년대 '아웃도어 열풍'이 불며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 K2는 마조람·코볼드·라르티스 등 헤리티지를 담은 헤비다운을 출시했고 이 중 코볼드·라르티스는 현재까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 '프로텍션 포 올'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한 K2는 변화무쌍한 아웃도어에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브랜드 슬로건인 'Protection for all(프로텍션 포 올)'을 제품 철학에 담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량성·보온성·냉감기능 등 다양한 기능성에 일상생활 속 활동성까지 갖춘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8년에는 러닝화와 등산화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킹화 '플라이하이크' 제품군을 출시했는데, 출시 후 K2 베스트셀러 신발로 자리 잡았다.
2020년 나온 '플라이하이크 렉스'와 2021년 '플라이하이크 큐브'는 연이어 히트 상품에 오르는 등 플라이하이크 시리즈는 지난해 출시 5년 만에 누적으로 100만족 이상 팔리며 하이킹화로는 업계 최초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의류 부문에서도 연이어 히트 상품을 탄생시켰다.
2020년에는 업계 최초 혁신적인 다운 압축 기술로 완성한 '씬다운'을 적용한 '씬에어 다운(Thin Air Down)'을 출시해 첫 해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해 SS(봄·여름) 시즌에는 일상생활과 아웃도어에서 모두 착용할 수 있는, 재킷과 조거 팬츠 세트로 출시된 K2 플라이슈트(FLYSUIT)가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며 리오더를 진행했다.
FW(가을·겨울) 시즌에는 리사이클 실크 섬유를 압축 공법으로 패브릭화한 친환경 충전재 실크패드를 국내 최초, 독점으로 사용한 '실크스타(SILKSTAR)'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출시 한 달만에 판매율 50%를 돌파했다.
이 밖에 냉감기술이 적용된 '오싹' 시리즈, 초냉감 얼음실을 업계 최초로 적용한 아이스웨어 '코드텐(CODE 10)' 시리즈 등 혁신적 기술력을 강조한 제품들이 히트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
K2는 지속 가능한 미래, 아웃도어 활동의 터전인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나가고 있다.
2022년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를 접목한 친환경 제품군 '에코 프로젝트(ECO PROJECT)'를 출시했고, 2025년까지 전 제품의 50% 이상을 친환경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쓰레기를 되가져올 수 있도록 클린백을 무료로 제공하는 '클린백 챌린지'를 비롯해 플로깅과 하이킹을 동시에 즐기는 '어썸하이킹', 아웃도어 도전가를 지원하는 '어썸도어',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앰배서더 '챌린지크루'를 운영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와 친환경 등산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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