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 판로 확장…시장 종속 우려도
오픈AI의 GPT 스토어 운영 정책 관건
10일 AI 업계에 따르면 GPT 스토어 출시는 AI 서비스 판로를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과 AI 시장 종속을 우려하는 입장이 상존한다.
오픈AI는 지난 5일(현지시간) GPT 빌더 사용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GPT 스토어'가 출시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GPT 스토어'를 통해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만든 응용 AI 서비스를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픈AI는 지난해 11월 개발자 대회에서 다른 사람들이 'GPT-4' LLM을 사용해 AI 에이전트를 만들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기능은 챗GPT 플러스 및 엔터프라이즈 구독자만 사용할 수 있다.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챗GPT 스타일의 다양한 챗봇을 만들 수 있다.
외부 개발사가 참여하는 플랫폼인 'GPT 스토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와 유사한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챗GPT'로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AI 기업으로 떠올랐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문은 오랜 숙제였다. 지난해 3월 챗GPT와 외부 어플리케이션을 연동하는 플러그인 기능과 챗GPT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오픈AI가 차세대 LLM 개발 및 챗GPT 서비스 운영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챗GPT가 출시 2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명을 돌파하는 역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수익성은 크지 않았다. 오픈AI의 2023년 연간 매출액은 16억 달러(2조 1080억 원)로 추정된다. 글로벌 사용자 수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규모다.
이에 오픈AI는 'GPT 스토어'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화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GPT 스토어'에 있는 AI 에이전트가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에 따라 제작자에게 돈을 지불하는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챗GPT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로열티, 거래 및 판매 수수료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AI 기업들도 대응에 나섰다. 한글과컴퓨터(한컴)는 'GPT스토어'에 챗봇, OCR(이미지 속 텍스트 인식 기술), 오피스 소프트웨어 등 생성형 AI 기반 모듈화 기술과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입점할 계획이다. 한컴은 AI 사업 확장을 통해 5년 내 글로벌 빅테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스트소프트 역시 AI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시한 대화형 AI 서비스 '앨런'(Alan)과 AI 휴먼을 연동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GPT 스토어를 통해 자사 AI 서비스를 판매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국내를 넘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협업툴 '팀즈'에 AI 휴먼을 연동하는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AI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 8일 한컴 주가는 52주 최고가를 갱신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스트소프트 역시 지난 5일부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주가가 60% 가량 급등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당사의 핵심 서비스는 챗봇이 아닌, AI 휴먼"이라면서 "아직 오픈AI가 'GPT 스토어' 운영 정책을 발표하지 않은 만큼, 당사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 단정 짓긴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GPT 스토어' 출시가 영세한 AI 스타트업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플의 경우 앱 판매 수익에 대해 약 15~30% 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모바일 앱 스토어처럼 'GPT 스토어'를 운영한다면, 광고나 수수료 정책에 부담을 느끼는 스타트업들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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