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술 전 대한응급의학회 회장 뉴시스에 밝혀
"SMICU구급차 노들섬 출동…운영규정 안 맞아"
"헬기 굉장히 제한된 자원…이번일로 원칙 깨져"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과 함께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용 규정을 만드는 데 참여한 유 전 회장은 8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대병원은 국공립병원으로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부산대병원에서 소방헬기를 타고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 착륙했고, 준비된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 구급차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음은 유 전 회장과의 일문일답.
-일각에선 서울대병원이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측이 서울대병원에 얘기해서 서울대병원에서 전원을 오케이 했다면 이를 받아들인 서울대병원의 누군가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국공립병원으로 김영란법 적용을 받습니다. 또 서울대병원에서 '노들섬으로 SMICU 구급차를 보내라'고 지시했다면 지시한 누군가는 직권남용 혐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SMICU 구급차는 '달리는 중환자실'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SMICU 구급차는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아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합니다. 중환자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대형특수구급차로, 서울시 내 병원 간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 응급 환자를 이송할 때 사용합니다. SMICU 운영위원회가 서울대병원에 있는데요. SMICU 운영 규정을 보면 A 병원 중환자가 치료할 수 없는 아주 고난이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 B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하는데 이용됩니다. A 병원의 환자 주치의가 SMICU 구급차가 필요하다는 판단해 서울대병원 SMICU 운영팀에 연락을 하면 SMICU 운영팀에서 SMICU 구급차가 필요한 수준의 환자라고 동의해 출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대표를 이송하려고 SMICU 구급차가 노들섬까지 간 것은 SMICU 운영 규정과 전혀 맞지 않습니다."
-SMICU 구급차가 노들섬까지 간 것이 운영 규정과 맞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경동맥 손상과 달리 경정맥은 손상이 돼도 압력이 굉장히 낮아서 손으로 눌러주면 지혈이 됩니다. 사고 현장에서 출혈이 거의 없었고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구급차로 부산대병원에 가서 수술이 가능했는데 과한 측면이 있습니다. 경정맥 손상 정도는 지역의 거의 모든 대학병원에서 다 수술할 수 있습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그 정도 질환으로는 헬기를 절대 부르지 않습니다. 헬기 이송 규정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원하는 병원으로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민간 이송단 구급차를 이용해 이송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의료진이 아닌, 본인이 원해서 가는 것이니 본인이 비용을 내고 민간 구급차를 불러서 갑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운영돼 왔습니다. 따라서 이송 과정에서 응급의료법 위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용 규정을 꼭 지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헬기는 한번 출동하는데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굉장히 제한된 자원이기 때문에 제대로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이송 규정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헬기 1대를 띄우려면 출동하는 헬기를 포함해 보통 헬기 3대가 있어야 합니다. 1대는 항시 점검에 들어가 있어야 하고, 한대는 비상 사태에 대비해 여벌로 따로 두기 때문이죠. 실제 병원에서 닥터헬기 출동 요청을 해도 기상 문제, 환자 상태 등이 헬기 출동 요건에 맞지 않아 기각된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출동 요청이 들어와도 규정에 맞지 않으면 헬기를 안 띄우는 것이죠. 닥터헬기와 소방헬기는 다르긴 하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로 원칙이 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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