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포구 서쪽 돌리고 방사포·야포 사격…"훈련 강조 의도"(종합2보)

기사등록 2024/01/06 21:19:20

6일 오후 개머리 진지서 60여발 포사격

전날도 200여발 포사격…군 400발 맞대응

방사포·야포 등 포종류 확대해 사격 실시

군, 오늘 대응사격 안해…"주민 불편 등 고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북한이 서해상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해 연평도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5일 서북도서부대 K1E1 전차가 백령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4.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어제(5일)에 이어 오늘(6일)도 서해 상에서 포사격을 실시했다. 다만 어제와 달리 포사격 외에도 방사포와 야포 사격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격이 도발이 아닌 군사적 훈련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오늘 오후 4시경부터 5시까지 연평도 북서방에서 6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이번 사격은 북측 개머리 진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포사격 뿐만 아니라 방사포, 야포 사격도 실시됐다.

어제와 달리 포구 방향도 남서쪽이 아닌 서쪽으로 치우쳐 사격을 진행했다. 또한 사격 발수도 어제 200발보다 절반 이상 줄인 60여발에 그쳤다.

군 관계자는 "포사격 발사 수를 줄인 반면 포 종류를 늘리고 방향을 바꾼 것은 도발이 아닌 군사훈련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5일 오전 9시경부터 11시경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우리 군도  네시간 뒤인 오후 3시부터 K-9 등을 동원해 북한 포사격 200발의 2배 가량인 400여발을 쏘며 맞대응했다. 다만 오늘은 전날과 달리 북한군 포사격에 대응하는 해상사격은 실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어제는 북한이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 이후 서해 상에서 처음 사격을 재개한 것이라 이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우리 역시 사격을 실시한 것"이라며 "우리 역시 사격을 재개한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군이 사격을 할 때마다 우리 측에서 대응을 한다면 연평도 주민 등에 불편을 끼칠 수 있다"며 "이러한 모든 것을 고려해 오늘은 사격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북한이 서해상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해 연평도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5일 서북도서부대 K-9 자주포가 연평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4.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북한의 사격 도발 직후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적대행위 금지구역내 포병사격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한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합참은 "북한은 '9·19 군사합의' 전면파기 주장에 이어 적대행위 금지구역내 지속적인 포병사격으로 우리 국민들을 위협한다면 우리 군도 응당한 군사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만약 북한이 우리 영토와 국민을 대상으로 도발할 경우에는, '즉·강·끝' 원칙에 따라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연이틀 포사격 도발은 지난 연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전쟁 언급 이후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포사격 이외에도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를 목재에서 콘크리트로 바꾸고, 경의선 육로에는 지뢰를 매설하는 등 9·19 군사합의 파기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이 서해 포사격 재개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면서 전문가들은 무력 충돌 등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강대강 대립과 대결의 남북관계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북한의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 이후 서해 NLL, 육지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그 우려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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