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언급했던 '변명문'…외투서 압수된 '남기는 말'
범행 전날 봉하·평산마을, 가덕도 등 방문
현재 프로파일러 투입해 피고인 진술·심리 분석 중
[부산=뉴시스]권태완 김민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60대 남성이 전날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힌 변명문은 범행 당일 경찰이 피고인의 외투에서 압수한 문건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찰은 김모(67)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에 대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혐의를 구속된 김씨에 대한 수사 내용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김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던 중 경찰에 제출했다던 '변명문'은 사건 당일 김씨의 외투에서 경찰이 압수한 문건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8쪽짜리 변명문으로 알려진 글에는 정권과 정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한 일'이라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변명문' 관련 내용은 김씨가 '남기는 말'로 작성했던 문건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부 내용이 기사 내용과 비슷한 취지인 것은 맞다"면서 "글의 내용과 김씨의 진술은 대체적으로 일치하며, 상세한 내용은 압수물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후부터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의 진술과 심리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의 혐의(살인미수)는 신상공개 죄명에 해당하며, 현재 신상 공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범행 전날인 지난 1일 김씨의 동선도 일부 공개됐다. 충남 아산에서 KTX를 통해 부산역으로 이동한 김씨는 김해 봉하마을과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했다.
봉하마을은 1일 이 대표가 방문했던 곳이고, 평산마을은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정 이후 이 대표가 방문하기로 예정된 곳이었다.
이후 김씨는 양산 평산마을에서 울산역으로, 울산역에서 다시 부산역으로 이동한 뒤 강서구 가덕도로 이동한 뒤 인근에서 숙박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알려졌다.
현재까지 김씨의 정신 병력은 확인되지 않으며, 범죄 전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 진술의 진위 여부 및 공범·배후세력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또 김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하는 한편 지난 1일 묵었던 숙소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29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부지를 둘러본 이재명 대표의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들에 의해 곧바로 체포됐다.
피습을 당한 이 대표는 현장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20여분 동안 응급처치를 받고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후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지난 4일 오후 부산지법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김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며 '이 대표를 왜 찔렀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다. 그것을 참고해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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