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이재명 회동 후 신당 창당 본격화 시사
"변화 거부 1인 정당 응원 역할 가치있는 일인가"
"국민께 지향가치 등 보고, 동의부터 얻는게 우선"
"현역의원, 제3지대 연대 등은 적절한 단계에 논의"
"현역 합류보다 청년 정치참여 기회 확대에 더 골몰"
[서울=뉴시스] 임종명 신재현 기자 = 신당 창당을 앞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년 4월 총선과 관련해 250여개 지역구 대부분에 후보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2월30일 함박눈 속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 직후 뉴시스와의 가진 인터뷰에서 "선거는 250여개 지역에서 후보자들이 나와 겨루는 것이고, 중앙당은 비례대표를 내놓고 국민들께 이미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지역구 후보자 준비를) 전면적으로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당 계획에 대해 "선행돼야 할 것은 우리가 뭘 하고자 하는 지를 국민께 설명드리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일"이라며 "정치 공학적으로 누구와 합친다, 연대한다가 선행되는 것보단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우리가 하려는 정치는 어떤 것인가 설명드리는 게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각을 같이 한다면 어떻게 힘을 합칠 것인가 하는 건 적절한 단계에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당 창당 후 기반이 잡히면 연대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내 현역 의원들의 합류에 대해선 "국회의원들은 가장 늦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주민이나 당원과의 오랜 유대를 정리해야하기 때문이다. 그걸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당 창당 후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의 합류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면서 기성 정치인에만 연연하면 어느 국민도 새로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뜻을 같이 하는 현역 정치인들이 합류해주길 바라지만 그게 최고의 목표는 아니다"라며 "어떻게 하면 아직 때묻지 않은 청년들께 정치 참여의 기회를 열어드릴까, 그것이 제가 더 골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에 분열을 가져오더라도 신당 창당을 해야하는 필요성에 대해 "변화를 거부하고 1인 정당을 완성해가는 상태에서 잠자코 따라가면서 응원단 역할을 하는 게 가치 있는 일일까, 아니면 외롭고 어렵더라도 정치에 절망하는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는 길이 더 가치 있는 일일까"라며 "저는 후자가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자의 길이라면 제가 아니어도 할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양당 구조를 유지할 것이냐, 작은 숨구멍이라도 낼 것이냐의 선택"이라며 "구국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양 진영 모두 자기 사활에만 몰두해 국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를 누군가는 멈추고 합의를 제안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걸 봉쇄하려는 건 국가를 위한 죄악"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변화를 거부하며 통합 제스처만 취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 윤석열 정권이 이렇게 국가를 망가뜨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확실한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 않나. 그건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아서다"라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에 덧씌워진 몇 가지 부정적 이미지를 거둬내야 할텐데, 그걸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 아닌가. 그리고 구성원들은 그냥 따라오라, 그것이 단합이라는 것 아닌가"라며 "단합은 소중한 가치이지만 나쁜 단합은 재앙"이라고 일갈했다.
이 전 대표는 기존 민주당 인사들로부터 이 전 대표와 함께 하겠다는 연락을 자주 받고 있다. 그는 "이석현 전 부의장 탈당 선언 이후 동조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최근 최성 전 고양시장이나 이석현 전 부의장 등은 이 전 대표와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이날 인터뷰 현장에서도 회동 결과를 접한 정치적 동지들의 연락이 끊이질 않았다.
그는 민주당의 도덕성과 민주성 추락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이 전 대표는 "제 선친은 아무런 보상없이 평생 봉사한 무명의 지방당원이었다. 저는 아버지의 등 뒤에서 민주당과 호흡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은) 저에게 모태신앙 같은 존재"라고 했다.
이어 "2대에 걸쳐 자랑스럽게 여기고 아꼈던 민주당이 사라졌다. 그 민주당은 뚜렷한 가치를 지향하고 순수성을 가지면서 그 정신의 구현을 추구했던 집단"이라며 "그런 민주당이 어느 순간부터 범죄를 두둔하는 방탄집단, 웬만한 부도덕은 눈감고 뭉게려는 세력, 막말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거친 집단으로 변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렇게 찢겨진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누군가는 어디선가 지키는 것이 현재의 당적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변화에 공감했던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과의 추가 회동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우선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 결과를 보고드릴 계획이라는 정도만 밝혔다.
별도 회동이 정해지지 않더라도 오는 6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3총리가 한 자리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대표의 참석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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