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 채우고 1월20일 퇴임하는 김진욱
'관용차 논란'부터 권익위 조사까지 다사다난
차기 처장 인선 안갯속…다음 달 후보 재논의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취임 뒤 각종 구설수에 올랐던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3년의 임기를 끝으로 다음 달 직에서 물러난다.
김 처장의 퇴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 후임을 정하는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민감 사건을 이끌어갈 지휘부 공백 상황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3년 전 초대 공수처장 후보 물망에 오르던 때부터 김 처장은 수사기관장으로서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받았다. 판사 출신으로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한 이력 외엔 별다른 수사 경험이 없는 탓이었다.
김 처장을 후보로 추천했던 대한변협 측에선 공수처 설립 취지 자체가 검찰 개혁의 일환이란 점에서 판사 출신이 보다 적합할 수 있다며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김 처장은 임기 동안 수사 성과나 조직 안정화와 같은 성과보단 각종 사건과 해프닝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 처장은 출범 두 달을 겨우 넘긴 2021년 3월부터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의 피의자였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당시 서울고검장)을 처장 관용차로 불러와 비공식 면담을 한 뒤 면담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 중립성에 타격을 입었다.
올해 초엔 시무식에서 교회에서 부르는 복음성가를 부르며 종교 편향 논란을 낳았다. 이어 하반기 국정감사 때는 차기 처장 후보를 물색하는 듯한 내용과 더불어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은 영장 전담 판사를 고르는 듯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여운국 차장과 나누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처장 인선 논의 문자와 관련해선 국민권익위원회가 부패신고를 접수해 조사 대상에도 오르는 등 임기 막바지까지 수난을 겪는 모양새다.
김 처장이 다음 달 20일 3년의 임기를 채우고 공수처를 떠나는 가운데, 그의 바통을 이어받을 후임자의 윤곽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재 후보로 올라 있는 인물들은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서민석 변호사·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동운 변호사 등 4명의 판사 출신과 이혁 변호사·이천세 변호사·이태한 변호사 등 3명의 검사 출신, 검사로 임관한 뒤 판사로 전직한 최창석 변호사까지 총 8명이다. 이 중 공수처후보추천위가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 대통령에게 올려야 하지만 지난 28일 열린 5차 회의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음 회의는 내달 10일로 잠정 계획된 가운데, 후보 선정이 해를 넘기면서 처장 공석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으로부터 차기 처장으로 지명된 인물은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해병대 수사외압 의혹' 등 주요 사건들에 대한 지휘 공백이 불가피한 상태다.
공수처는 검사 연임에 있어선 처장 공석에도 문제가 없도록 최근 인사 규칙을 개정했다. 인사위원장을 겸직하는 처장 자리가 비어있을 경우 인사 위원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차기 처장으로선 정치적 편향 논란을 잠재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수사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처장이 직접 수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수사 방향성 등 판단력을 고려했을 때 수사를 해 본 사람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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