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재정알리미 공시자료
2013년 이래 최저…수입 증가, 등록금은 줄어
올해 고물가로 등록금 인상 대학 증가한 상태
올해 결산 기준 의존율, 다시 상승세 탈 수도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지난해 사립 일반대의 등록금 의존율이 지난 10년 새 최저 수준인 51.4%로 파악됐다. 학생 수 감소와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에 따른 등록금 수입 총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추정된다.
27일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재정알리미'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 결산 기준 전국 사립 일반대 190개교의 재정수입 총액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51.4%로 전년(53.5%)보다 2.1%포인트(p) 줄었다.
'등록금 의존율'은 대학의 수입에서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등록금 의존율이 높을수록 대학이 등록금에 기댈 수 밖에 없어 가계의 학자금 부담을 줄이려면 의존율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지난해 사립대 전체 총 재정수입은 19조1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6020억원(3.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등록금 수입은 9조8155억원으로 같은 기간 878억원(0.9%) 감소해 의존율이 하락한 것이다.
총 재정수입(자금수입총계) 대신 매년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운영수입을 기준으로 등록금 의존율을 계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립대 운영수입은 등록금과 학교법인 전입금·기부금, 국고보조금 등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른 지난해 사립대 전체의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57.3%로 전년(60.3%)보다 3%p 하락했다. 지난해 등록금 수입이 줄었지만 운영수입은 17조1344억원으로 전년 대비 7238억원(4.4%) 증가했다.
대학재정알리미 공시를 종합하면, 지난해 등록금 의존율은 계산 방식에 상관 없이 지난 2013년 이후 10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정수입 기준 등록금 의존율은 2013년 56.7%에서 2017년 53.3%까지 감소했으나 2018년 54.1%, 2019년 53.7%, 2020년 54.9% 등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첫 해였던 2020년에는 기숙사비, 임대료, 기부금 등이 모두 감소하며 일시적으로 등록금 의존율이 올라 6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지만 2021년도부터 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운영수입 기준 등록금 의존율이 60%대 밑으로 하락한 것도 1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2013년 65.2%에서 2017년 60.0%로 감소한 이후 3년 연속 변화가 없다가 2020년 61.3%로 잠시 상승한 뒤 2021년 60.3%, 2022년 57.3%를 보였다.
등록금을 인상하면 대학이 국고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설계된 '국가장학금 Ⅱ유형' 규제가 도입된 지난 2012년 이후 등록금 의존율은 감소세를 보여 왔다. 국가장학금 사업비는 국고 보조금이기 때문에 결산에서 운영수입으로 기록된다.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및 대학들의 정원 감축이 맞물리면서 등록금 수입도 감소해 왔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올해 4월 기준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 일반대 17개교와 전문대 18개교 등 총 35개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14개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던 것과 비교해 2.5배 늘어난 셈이다.
이는 현행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직전 3개 연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정해지는 '등록금 법정 상한선이 올해 4.05%를 기록한 여파로 해석된다.
법정 한도까지 등록금을 올려서 얻는 수익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해 발생하는 결손을 메꿀 수 있다고 여긴 대학들이 결국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인 26일 교육부가 공고한 내년도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선은 5.64%로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등록금 의존율 변화의 원인과 배경에 대한 보다 자세한 분석은 조만간 사학진흥재단이 발간할 예정인 '사립대학재정통계연보' 등에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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