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중국 반도체 비중 축소 전망
삼성전자·SK하닉 구형 반도체 재고 소진 기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미국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자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산 범용 반도체 사용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 소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최근 내년 1월 미국 자동차, 항공우주, 방산 등 100개 이상의 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산 범용(레거시·구형) 반도체 사용 의존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조사 목적은 미국 내 중국 범용 반도체 관세 부과를 통해 덤핑과 침투를 막아 태양광과 철강 산업의 전철을 밟지 않고 미 반도체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국 반도체 업체인 YMTC, CXMT, SMIC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
KB증권은 "미국 상무부는 이번 조사 내용을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결정에도 참고할 계획"이라며 "미 방산기업들이 중국산 반도체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기업들은 상무부의 중국 반도체에 대한 추가 조치가 없다도 해도 규제 불확실성을 우려해 중국 반도체 조달 비중을 줄여나갈 전망이다. 이는 중국 반도체 업체인 YMTC(낸드), CXMT(D램), SMIC(파운드리) 수출 확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범용 반도체 재고 소진 기대
만약 내년 미 상무부가 중국 범용 반도체의 추가 수출규제를 현실화한다면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범용 반도체 재고 소진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 4분기부터 대부분 미국 기업들은 추가 반도체 수출 규제와 상관없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산 비중을 크게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동원 연구원은 "미 상무부의 이번 조치는 낸드 가격 인하를 통한 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는 YMTC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은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축소 효과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 3분기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재고 자산은 약 50조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의 3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55조2560억원, 이중 반도체 부문의 재고자산은 33조7307억원으로 전체 재고자산의 61%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재고자산도 14조9478억원으로 지난해 말 15조6647억원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2021년 8조9500억원에 비해서는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낸드 흑자 전환과 함께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한 D램과 더불어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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