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언급…공은 있고 과는 없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 명기
12월 말부터 배포…장병 정신교육 활용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국방부는 26일 새로 개편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교재에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미화 부분만 기술됐고 과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질문을 받고 "2019년도 교재에도 이승만 대통령과 관련된 언급이 10여 차례 이상 있다"며 "장병 정신전력 교재에 특정 인물에 대한 미화나 찬양은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를 저지하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서 유엔으로부터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 승인을 받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세부적으로 기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대적필승(對敵必勝)의 정신적 대비태세 완비를 위한 장병 정신전력 강화 차원에서 대적관과 군인정신이 더욱 강화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새롭게 개편·발간했다.
이번 교재는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등 대남도발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안보상황 속에서 우리 장병들이 맞서 싸워야 할 적을 명확히 인식하는데 중점을 뒀다. 또한 지켜낼 조국에 관한 올바른 국가관과 전투현장 중심의 필승의 군인정신을 신념화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개편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을 ‘내부 위협세력’으로 명시했다. 이와 관련 북한을 비판하지 않는 세력은 적이라고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 대변인은 "우리 국가 발전을 위해서 건전한 조언을 하는 진보진영을 마치 내부 위협세력으로 지적한다고 오해하는 거 같다"며 "지금 건전한 진보진영을 마치 우리 군이 교재에 내부의 위협세력으로 언급한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교재에서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유일하게 이승만 전 대통령만 소개하며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1954년 '사사오입 개헌'과 1960년 '3·15부정선거' 등 이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1980년대 이전 이른바 '권위주의 정권 시기'에 관해서는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오도 발생했다"고 했지만, 그 과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았다.
전 대변인은 '정권 교체 이후 교재 내용이 또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지적에 "장병교육 교재는 사실과 역사적인 내용들, 객관적인 내용들을 기술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또는 진보진영 논리에서 해석하시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체제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보 상황과 대북관계가 계속 변해가는 상황 속에서 5년마다 발간되는 장병 정신교육 교재가 어떻게 똑같을 수 있겠냐"며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장병들에게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내용 등이 선별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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